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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현인이 전하는,
노인의 의미

위대한 일상 2013년 10월 17일

내가 빨리 죽어야지, 빨리 죽어야지,

우리 세대가 빨리 가야지, 빨리 가야지 하셨던 어머니 께서도,

그래도 그건 아니지 어떻게 빨리 죽으라고 하니,라고 말씀하셨다.

사퇴한 여당의 비대위원장 발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우리 어머니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어르신들께서 상처받지 않으셨을까...

그럼에도 많은 어르신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증오와 혐오로 가득한 종편 방송에 둘러 쌓여 계실 것이다.

우린 모두 노인이 된다.

'노인'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늘, 아프리카의 현자 아마두 함파테 바의 문장이었다.


"아프리카에서 노인이 한 사람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이다."


잔잔한 감동을 주는 말이었다.

모든 사회에서 노인은 하나의 긴 삶의 역사를 지닌 도서관이다.

인문학의 가장 값진 자산이 결국 '사람'인 것처럼...

그렇게 하나하나의 문화유산이 '노인'이기에,

우리에겐 모두 위대한 자산이다.


물론 모든 유산에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야당의 비상대책 위원장의 실언을 두고, 면전에서 사진을 꺼내 뺨을 후려쳤던 노인 회장은,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에겐 두 손을 맞잡은 밝은 미소로 화답했다.

노인들이 죽어야 한다는 망언을 넘은 패륜에 대해서 입도 뻥끗 않으셨다.

그분의 도서관엔 한 정당의 소속으로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란 역사가 있었다.

이것도 유산라면 유산이다. 좋은 유산도 나쁜 유산도 배울 것이 있다.


다만, 어르신의 잘못을 아랫사람들이 뭐라 할 수는 없다. 우리 문화에서 그것은 어렵다.

하여, 어르신들의 과오는 어르신들께서 지적해 주셔야 한다.

극우파 어르신만 계시지 않을 것이다.

좌파 어르신도 계시고, 다양한 정파와 다양한 학문, 더 깊은 소양을 지니신 어르신들이 계실 것이다.

그분들께서 나서 주시기를 소망한다.

정부를 홍보하는데 이용되고, 권력에 순응하는 도서관뿐만 아니라,

더 많은 다양하고 사려 깊은 어르신들의 도서관이,

우리 후손에 더 많이 알려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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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일상 2013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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