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이토 히로부미 그리고 백남준

위대한 일상 2024 3월 5일

나는 백남준의 파괴적 퍼포먼스를 이해할 수 없었다.

텔레비젼을 때려 부수고, 

피아노에 못을 박고, 

온몸에 물감을 뒤집어쓰고,

존 케이지의 넥타이를 가위로 싹둑 자르고, 머리를 감기고,

피아노에 머리를 처박은 채 늘어진 저 모습을,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

그 파괴적이던 시절의, 백남준의 독백을 듣고, 

그의 모든 행위들이,

이해가 됐다.


"우리 집은 한국에서 가장 부패한 집안중 하나였다." 


그의 집안이 대표적인 '친일 집안'였다는 사실은,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의 갈등의 출발이 그지점이었다는 사실은 몰랐었다.


백남준의 여권번호는 무려 7번이다. 

그의 아버지는 일본에 비행기를 헌납할 정도의 거부였다.

백남준은 아버지 때문에 장사꾼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었다.

몇일전 보게된 그의 독백은, 

부유하고 풍족했던 자신의 집안 환경과

인간에 대한 일본과 강대국들의 만행사이에서 '갈등'하던 모습의 한 단면이었다.

그의 고통의 출발점을 보여준 한 문장이었다.

인간은, 자신의 뿌리를 부정해야 하는 순간, 가장 큰 고통앞에 선다.


백남준의 독백을 듣고, 그를 이해하게 된 이튿날, 

한 정치인의 이토 히로부미 발언을 뉴스로 보았다.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며, 다른 누구도 아닌 이토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참혹했다.


인간의 만행 앞에 무력했던 것에 대해,

어떤 사람은 부끄러워하며 고통스러워하고,

또 어떤 사람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그런 고통을 지울 수 없는 사람들은, 예술가가 된다. 

그리고 그런 고통에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마음'을 나눈다.


누군가 정치를, 

나라일을 해야 한다면,

그 고통을 아는 사람들이 해야 하지 않을까..


요즘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사람들의 고통을 모른 채, 나라일을 한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이 여전히 고통 속에 있다.

정치인들의 망언을 보는 오늘도,

백남준의 절규가 내 귓전을 떠나지 않는다..


"미래를 신중히 계획하지 않으면,

역사는 반복된다."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475

#thegreatdays2024 le 05 Mars  #ito and #Paik #ito_hirobumi #namjunpaik #war and #artists #전쟁 과 #예술가  #fluxus #totalitarianism #avantgarde #avantgarde_art #antiwar #movement

매거진의 이전글 친일의 의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