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수다
네번째 수다
- 랑랑 그리고 아이돌, 아이돌이 되고 싶었던 것 같은 피아니스트...
세상은 참 신기해..
불공평하다고 해야 할까..
1세기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아니 너무 심했나.
다시. 1세기에 10명 정도 될 천재를 타고났으면서, 다른 재주를 부러워한달까?
랑랑은 누가 뭐래도 현재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하나지
뛰어난 기교를 보여주는 거장 음악가들에게 사용된다는
'비르투오소'인가 하는 단어에 딱 적격이야
물론 비판도 있지.
오버 액션이 너무 심하다 너무 자의적으로 해석한다 등등..
몇 해 전에 만난 한 원장 선생님은 음반을 내면 어마어마한 중국 인민들이 사주는데
스타가 안될 수가 있겠냐고 말씀하시기도 했지만,
암튼, 어떤 비판을 떠나서도,
랑랑이 연주하는 리스트 어려운 곡 같은 거 연주하는 거 보면,
음.. 정말 찬란한 기술을 가졌구나.. 수긍하게 돼.
그런데 신기한 게 있는데,
이 친구가 엠넷 같은 케이팝에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야
사실 내가 겪은 문화적 충격은 BTS가 아니었어
BTS보다 한참 전에 내가 정말 내 눈을 의심한 건
스티비 원더가 엠넷에서 공로상을 받는 모습이었어
우리 어릴 땐, 스티비 원더는 마이클 잭슨 급의 전설이었거든
그런 스티비 원더가 엠넷 시상식에?
그런데 그다음에 더 놀란건
랑랑이 아이돌 그룹의 반주를 하고 있는 거였어.
아..
그 충격이란..
유럽과 아시아의 땅이 뒤집히는 느낌이었어
생각해봐, 유럽 사람들이 신처럼 떠받드는 피아니스트가
동양에 끝에 한국에 가서 아이돌의 반주를 하는 거야?
실제로 툴루즈 살 때,
아이 합창단 부모들과 잠깐 대화를 나눌기회가 있었는데
그 합창단은 부모들이 거의 동네 유지들이었고
클래식 공연 보러 다니는 것을 은근 자랑처럼 이야기하는
속물적인 근성도 있었어,
더구나 툴루즈 오케스트라가 유명하기도 했고,
한국에 방한한 적도 있을 정도니까.
그런 잘난척하던 한 학부모에게,
더구나 그 마담은 랑랑 공연 보고 와서 자랑하면서,
케이팝을 듣는 딸을 이해 못하겠다고 말하고 있었거든
그래서 이야기해줬지,
“당신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랑랑이 한국에서 아이돌 스타 반주한다. »라고
그 아줌마는 턱이 빠지게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어..
아마 실재 그 실황을 보았다면 더 놀랐겠지..
나도 놀랬으니까...
유럽이, 아니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피아니스트가
난 이름도 모르는(BTS였다면 콜라보라고 이해라도 했으려나?)
무슨 아이돌 그룹의 반주를 하고 있고..
공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함성...
그 함성은 모두 그 아이돌을 향한 것이었을 테고
장담컨데, 그 공연장을 가득 메운 아이들 중 랑랑이 누군지,
뭐하는 사람인지, 어떤 아티스트인지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었을까?
거의 모두, 저기 피아노 치는 중국 아이는 누구지? 정도였겠지.
그런데, 내 마음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건,
그 주인공의 반주자가 된 랑랑의 모습이었어
행복해 보였어,
아니 음,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 아이돌을 부러워하는 것 같아 보였어
어쩌면, 랑랑은 자신이 클래식의 세계에서 받는 격조 있는 박수보다
이런 소녀들의 함성을
사생팬들의 미친듯한 환호를 받는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아이돌 스타는 부러워하는 모습으로 보였어
아.. 참 세상은 희한하지..
최고의 찬사를 받는 피아니스트인데,
자신이 갖지 못한 다른 세계를 부러워하는 모습이란..
음..
그런데, 정말 랑랑은 그렇게 대단할까?
잘 모르겠어
그런데 아주 흥미 있는 장면이 있었어.
랑랑은 요리사로 치면 미슐랑 쓰리 스타 아니 파이브 스타겠지?
그런데 그런 랑랑이 가요 반주를 한 적이 있어
아이돌 그룹의 반주는 함성에 묻혀서 아무것도 안 들리고
이번엔 가요 반주였지
바로 인순이와 함께한 거위의 꿈.
아..
아주 흥미로왔지..
미슐랭 요리사가 만들어주는 계란말이라고나 할까?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인순이 랑랑이 반 주한 번 들어봐 봐 흥미로워!
이젠 돈 벌러 간다."
파리의 우버 운전사.
랑랑과 인순이의 거위의 꿈
https://www.youtube.com/watch?v=xm4xhltb2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