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진압군의 총구를 잡고,
몸짓으로, 표정으로, 말하고 있었다.
애원이 아닌 설득이었다.
헬맷과 갑옷으로 무장한 경찰은 정지한 듯 무덤덤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이 경찰이 설득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갑옷과 방패를 놓고 시민의 편에 섰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만은 흔들리지 않았을까...
그의 직업이 경찰이라면, 갈등을 안은채 살아갈 것이다.
그가 기간재 군인이라면, 그 자리를 떠났을 때 덜 갈등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위치를 바꾸어 놓지 못하겠지만,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만약 그랬다면, 그것은 시위를 하며 경찰을 설득하던 시민의 '마음' 때문 아니었을까..
하여,
다시 한번, 사랑만이 답이다.
이념과 이익으로 갈라서서 싸우는 수많은 우리들.
더 큰 목소리로, 더 큰 힘으론, 설득되지도, 설득당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 모두 '사람'아니냐고, '같이'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득하고, 설명하고, 관심을 같은 것.
그것이 시작이자, 끝이 아닐까...
프랑스는 지금 극우정당의 권력 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극우만은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여왔던,
세계 최고의 지성이라고 자부하던 프랑스인들이, 극우를 선택하는 시대,
2일 아침, 프랑스 클래식 음악계의 500인은 극우정당을 막아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것만으론 안될 것이다.
극우가 안된다고 설명할 것이 아니라,
왜 사람들이 극우를 지지하는지를 이해하는 것, 그것이 먼저다.
2002년, 지금으로부터 22년 전,
프랑스는 좌파와 우파가 나란히 결선에 친출하던 역사에서 이탈했다.
극우가 결선에 진출한 것이다.
시민들은 거리로 몰려나왔다.
'내가 프랑스인이라는 것이 부끄럽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언론은 극우정당을 지지자들을 찾아 나섰다.
왜 극우를 찍었느냐고 물었다.
시골 바에서 담배를 피우던 한 극우정당 지지자는 말했다.
"치안 불안 때문이다."
열악한 지역일수록 극우를 지지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일상에 치이고 지친 사람들에게 극우정당과 정치인들은,
이민자는 몰아내고, 유럽연합에 돈 안내면 된다는 식의 가장 쉬운 답을 준다.
결국, 슬프게도, 높은 실업률과 불안한 치안에 내몰린 사람들이 '극우'의 편에 서게 되는 것이다.
하여, 극우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단지 '지적인 가치', '공화국의 가치'를 이야기하며,
단순히 극우에 반대해야 한다고 설교하는 것은, '이해'가 결여된 '가진 자들의 사치'일 뿐이다..
극우정당의 대선 결선 진출 이후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프랑스 정치는 변하지 않았다.
우파도, 좌파도 극우만은 안된다는 겁박으로 정권을 나눠가졌다.
좌파와 우파가 식상한 유권자에게 '극 중' 증도가 나타났다 그것이 지금의 마크롱 정부다.
그러나 그들도 서민들을 삶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높은 유류세에 못살겠다며 거리로 나선 시민들에게 환경부 장관은 전기차를 사라고 했다.
그 환경부 장관이 상원의장시절, 식탁엔 가재 요리와 고급 와인이 오른 사진이 전해졌다.
일자리를 찾는 청년에게 대통령은 엘리제궁 건너 식당에서 아르바이트생을 찾는다고 귀띔한다.
프랑스 인들이 목도한 것은, 기존의 정치와 별반 다를 것 없는,
가슴은 없고, 머리만 있는 엘리트 집단이었다.
이렇게 또 속은 프랑스 유권자들은, 이젠 대놓고 극우정당을 지지한다.
정치판의 '정치 셈법'에 이제 유권자들은 제대로 등을 돌린 것이다.
하여,
다시 '사랑'만이 답이다.
왜 극우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고 그 환경을 바꾸는 것...
이번에 실패한다면, 다음에라도, 다시 일어날 때,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일어나기를...
사랑이 먼저임을, 손을 잡는 것이 먼저임을 깨닫기를....
이해를 요구하기 전에,
손을 잡아주는 것이 먼저임을,
국민들이 '정치'에 바라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과 '사랑'임을 깨닫기를...
La Paz, Bolivia
A demonstrator protests near Quemado palace. The former heads of Bolivia’s army and navy were among 17 people arrested for their alleged roles in a seemingly bungled military coup designed to topple the South American country’s leftwing president, Luis Arce
https://www.theguardian.com/artanddesign/gallery/2024/jun/28/the-week-around-the-world-in-20-pictures
https://www.youtube.com/watch?v=ZaHwguZCSu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