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본 세상
"제발 그리 됐으면 좋았을 건데"
내란이 성공했다면, 죽을 수도 있었다는 여당 대표의 말에 대한,
야당 원내 대표의 대꾸였다.
할 말이 없었다.
상대를 죽여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는 국회의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런 사람이 국민을 대변한다면, 그 사회는 어떻게 될까...
정말 내란이 성공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까...
그런 사람을 지지하는 국민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상대를 죽여서라도 이기기를 바랄까...
마음이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것을 입 밖으로 내는 일은 다른 차원이다.
마음은 미움을 쌓아도, 삭이고 사는 것이 우리네 삶이고 보면,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더 삭여야 했고, 참았어야 했다.
국민의 대표가 그렇게 말해버리면, 참으려던 지지자들은 더 '강경'하게 변해버린다.
국회의원들은 카메라 앞에선 싸우지만,
의사당 내에 목욕탕이나 저녁 술자리에선 화기애애하다고도 한다.
그것은 더 나쁘다.
카메라 앞에서 싸우는 것이 연극이라면, 표를 얻기 위한 연극이라면,
그렇게 서로 죽고 죽이는 '공해'와 같은 '장면'에 국민의 마음이 병드는 것은 어쩔 텐가?
국민의 힘 조수진의 궤변을 향해 절규하다 쓰러지던 이태원 참사 유족의 모습을
나는 잊지 못한다.
국민이 뽑은 사람이, 자식 잃은 부모에게 고통을 주는 모습이 절망스러웠다.
이탄희 의원 같은 분이 다시 출마하지 않는 것이 백번 이해됐다.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뻔뻔하게 거짓말하고,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는 모습을 종일 지켜보는 직업,
제정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인가 싶었다.
상대의원이 죽었으면 좋았겠다는 의원은 다음날 국회 연설에서 '선비정신'을 이야기했다.
그를 통해 '선비정신'이 정말 죽었구나, '말'을 정말 막 하는구나 새삼 확인했다.
국회의원의 수준이 그 나라의 수준이라면,
정상적인 상식적인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었으면 좋겠다.
차라리 무급에 모든 권한을 걷어내어,
정말 '국민'을 위해 '일'할 사람을 국회로 보냈으면 좋겠다.
ps 1
박지원의원을 향해 막말을 했던, 곽규택의원은 정회 후에 박지원 의원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곽규택의원에게 인간이 되라고 소리치던 박균택 의원이 곽규택의원의 팔꿈치를 도닥이는 모습도 함께 잡혔다. 사과한 것이 반가워 그리했는지 모르겠으나, 그렇게 연극의 한 막이 지나가는가?라는 허탈한 생각이 들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xYswlW7JJQ
ps 2
아무 말이나 막 하며 상대를 헐뜯고 사람을 죽이려 한 내란을 옹호하는 정치인들을 보며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박구용 교수가 이야기한 영혼이 헐벗은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상대를 미워하고 나면 더 병드는 것은 자신의 마음일 텐데...
https://www.youtube.com/watch?v=k7qOwkW4Pbs
ps 3
서글픈 생각에 뜬금없이 아름다운 미성의 필립 자루스키(Philippe Jaroussky)가 부른 클로리스에게 라는 프랑스 가곡이 떠올랐다. 왜일까 생각해 보니, 상처에 연고를 바르듯 할퀴어진 내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서였다. 마음을 치유하는 것은 아름다운 음악만 한 것이 없었다.
음악은, 예술은 영혼의 치유제가 맞는 것 같다. 박문호 교수님의 말씀처럼, 인류의 감성이 크게 '변침'할 때, 인류는 사고를 겪는다. 극우와 나치 아우슈비츠가 그 결과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불평등에, 네팔에서처럼 분노가 폭발하고, 그럼에도 특권층은 아랑곳하지 않고 세력화에 몰두한다. 진보인 줄 알았던 머스크가 영국의 극우 시위에 등장하고, 트럼프가 만들어낸 극우 성공의 드라마인 '마가'는 '국제화'를 시도한다. 국내에도 수입된 마가는 커피를 무료로 나누어 주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극우는 이제 인류의 인간성을 위협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0ylcGL-IbZo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속에 숨어있던 증오와 미움, 이기심이 모이고 모여서 극우세력을 지지하게 되면, 지금 가자시티에서 자행되는 '인종청소'와 같은 만행이, 그 어느 곳에서도 '실행'에 옮겨질 수 있다. 기후위기만큼 무서운 상황, 예술이 치유제가 되기를 바라며, 간절한 희망의 끈을 이어가는데 만이라도 예술이 힘이 되어주기를 바라며... 가자 지구의 만행이 멈추기를 바라며...
https://www.youtube.com/watch?v=gb3I13kaYv4
https://www.youtube.com/watch?v=qzOmPUu-F_M&list=RDqzOmPUu-F_M&start_radio=1
https://blog.naver.com/wjdghk7695/223446371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