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왕좌의 게임 대본 리딩 현장,
프로들의 세계.

파리의 우버 운전사

나는 드라마 대본 리딩 장면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영화나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고,

극 중의 인물들이 악역이든 선한역이든, 

극 중 인물의 가면을 벗은, 한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나 지독한 악역을 맡은 배우의 경우라면, 그 악역에 대한 '미움'을 씻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얼마 전 우연히 왕좌의 게임 마지막 대본 리딩 현장이라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숨 막히는 프로들의 세계와 그 시간이었다.

목소리 하나만으로 좌중을 압도하고,

(2분 9초 지점에 나오는 '바리스' 역의 콘레스 힐의 연기는 압권이었다.

단 한 문장 "You did."로 주변을 숙연케 만들었다.)

어느 누구도 실수가 없었다.

만약 제대로 준비를 안 해 온다면 그야말로, 

그 자리에 모인 다른 수많은 배우들의 시간을 방해하는 것이 되니, 

얼마나 치열하게 준비했을까? 상상이 되었다.

철저히 준비한 배우들의 각오가 그대로 보였고, 감독과 작가의 눈빛은 에리 했고 무서웠다.

뒤쪽에 앉은 단역들까지 허투루 앉은 이가 없었다.


"진검 승부의 세계라고, 목검이나 가짜로 싸우는 게 아니라, 진짜 칼로 싸우는 거 같았다니까."

일본 유학시절 스승과의 토론자리에 대한 철학자 김용옥의 회상이었다.

이명박의 4대 강을 두고 김용옥이 분노한 지점은 그 지점이었다. 

진검 승부를 하는 세상인데, 얼마나 첨단의 시대이고, 얼마나 공부할 것이 많고, 투자할 곳이 많은데,

강바닥에 수십조를 쏟아붓고 있나...라는 개탄이었다.


왕좌의 게임의 대본 리딩 현장도 '진검승부'의 자리였다.

그렇게 작품은 성공적으로 8개의 시즌을 마무리했다.

수백억의 투자와 제작자 그리고 배우들의 노력이 모아져서 이뤄낸 결과였다.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볼 수 있었던 대본 리딩 현장을 보고 나서, 

문득, 나도 모르게 정부의 국무회의 장면이 떠올랐다.

그리고 나 혼자 되물었다. 우리도, 저렇게, 치열했을까?


드라마 제작을 잘못하면, 적자가 나고 회사가 망한다.

나라 운영을 잘못하면, 적자가 나고 나라가 망한다.

우리 정부는 프로인가?

아마추어 정부는 국민을 해친다

프랑스는 코로나 이전 아마추어 정부라는 닉네임을 얻었고,

3년 동안 16만 7천여 명의 프랑스 국민이 코로나로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 통재는 엉망이었고, 이동제한령에 의존했다.

다시 한번 자문해 보았다.

우리 정부는 저 정도로(한 민간 방송사의 드라마 제작팀) 만큼이나 '프로'일까?


나도 모르게,

등골이 서늘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s-UGhAQR_Y

매거진의 이전글 어떻게 봐야 하나... 파리 한식당 '존맛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