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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효수 Mar 20. 2018

러브레이스

#오늘의단어: 러브레이스

영국의 수학자. 찰스 배비지의 동료이며, 배비지의 디지털 컴퓨터 원형에 맞는 프로그램을 짜서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알려졌다. [브리태니커]




최초의 프로그래머가 여자라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 남성이 많은 프로그램 업계를 창시한 사람이 여자라니. 내가 갖고 있던 성의 고정관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녀에 대해 궁금해서 백과사전 및 인터넷을 검색했다. 그녀는 천재 시인 바이런의 공식적인 육친이었다. 바람둥이였던 바이런에게는 비공식 자녀가 많았지만, 러브레이스는 공인된 자녀였다. 바이런의 바람기로 많은 상처를 받았던 그녀의 어머니는 러브레이스에게서 문학을 없애버렸다. 그녀는 수학을 중심으로 학업을 전개했다. 그것이 러브레이스가 프로그램을 시작한 계기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일, 이정미 재판관의 헤어롤이 화제가 되었다.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판결을 앞두고 긴장했던 탓이었을까? 이 재판관은 헤어롤을 머리에 매단 채로 출근했다. 하지만 그것은 더이상 웃음거리가 되지 않았다. 일하는 여성의 표상으로, 아니 일하는 사람의 깊은 고민으로 보여졌다. 나는 당시 그 장면을 보고 러브레이스 만큼의 충격을 받았다. 나 역시 구세대의 사람으로 남성중심 사회의 일원으로 일시적으로 살았다. 아직도 그 가치관이 일부 남아있다. 하지만 러브레이스, 이정미를 거치면서 나의 그릇된 가치관은 파괴되었다.


가치관은  바뀌고 있다. 옳은 것이 무엇인지 매번 고민한다. 나의 생각이 과연 옳은 결정인지도 생각한다. 줏대 없다는 평가를 듣고, 의견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예전에는 그런 말에 자존심도 상했지만, 지금은 나의 좋은 성향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주장에 빠져서 그릇된 결정을 하기보다는  치열한 고민으로 가치 판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철학에서 논쟁은 중요하지만, 합의점에 이룰  없는 논쟁은 서로의 가치관에 대해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논쟁이 길어지면 논점을 이탈하기 쉽고, 정당한 합의점에 도달할  없다. 많은 사람과 사례들을 접하면서 나는  고민한다. 러브레이스와 이정미처럼, 나에게 고민을   있는 사람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내일의단어: 항우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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