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초등학생이 학교에 가져갈 수업 학용품 중 준비물(풀, 가위 또는 삼각자 등)을 깜박 잊고 등교했다.
“00야, 미안한데 000 잠깐 좀 빌려줄래?”
“나도 없는데..”
“내가 봤는데, 조금 전에 네가 가방에 넣는 거..?”
“아냐, 없어! 네가 잘못 본 거야!”
“진짜?”
교실에서 옆 자리에 앉은 같은 반 친구가 그냥 빌려주기 싫었을 수도 있다. 무슨 마음에서였는지는 (어쩌면 평소 옆 짝을 싫어해서였는지) 모르더라도 그냥 그렇게 없다고 말했을 수도 있다. (물론 논란의 여지없이, 학용품 준비물을 깜박 잊은 학생의 부주의였으므로 그 대가를 치르거나 불이익을 받아야 한다.)
위의 이야기와는 좀 결이 다른 비유(比喩)일 수도 있겠지만 오늘날 학교에서 교과성적이 포함되는 내신성적(내신등급)에 따른 입시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학교 급우 간에 지나친 경쟁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또 공부하는 책이나 정리한 노트, 학습지(문제지) 등도 서로 빌려주지 않는 교실 풍토(風土)가 되어가고 있다고 들었는데 실제 어느 정도까지인지는 모르겠다.
여기서 입시경쟁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가지고 있는 걸 없다"고 (거짓) 말하는 옆에 앉은 같은 반 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비유'(比喩)로 들어본 것뿐이다.
예전부터 항간에 자주 듣는 말 중에 "한번 거짓말하면 열 번 거짓말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처음 한 번의 그 거짓말을 덮고 감추기 위해 자꾸 또 다른 거짓말을 하게 된다는 말이다.
혹시 어찌어찌해서 본의가 아닌데 의도치 않게 어떤 거짓말을 한 상황이 되어버렸거나 오해(誤解)를 불러일으키게 되었다면 가능한 한 빨리 그 최초의 "거짓"된 사실과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 또 고의나 본의가 아니었다며 "오해"를 풀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물론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런 경우 상대방의 피해 정도와 평소 신뢰 관계 여부에 따라 상대편 반응은 확연히 다를 수 있다.)
거짓말은 평소 쌓아온 인간관계에 신뢰(憤怒)를 무너뜨리는 가장 치명적(致命的)인 행위다. 그 거짓말을 한 사람에 대한 실망과 불신(不信)을 넘어 환멸(幻滅)을 느끼게 하고 분노(憤怒)하게 만든다.
그쯤이야 뭐, 또는 뭐 그냥 그러고 말겠지라고 결코 쉽게 생각하거나 그 (거짓된 사실이나 상황의) 심각성을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누구보다도 그 상대방은 (최소한 가만히 서 있는 벽은, 혹은 날아가는 새는) 분명히 알고 있거나 곧 알게 되기 때문이다. 무엇이 거짓이었는지를.
거짓말하는 것을 우습게 여기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그리고 상대방을 속여서 어떤 가학적(加虐的) "재미"를 느끼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하다 보면 금방 "습관"이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사안(事案)의 경중(輕重)에 따라 남을 속이는 거짓말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못된 꾀로 남을 속이는" 행위를 우리는 '사기'(詐欺)라고 부른다. 사기(詐欺)는 법적으로 형벌(刑罰)을 받아야 할 중대 범죄(犯罪)다.
그러니 거짓말은 처음부터 안 하는 게 최선이다. 결국 언젠가는 거짓말은 들통나기 마련이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말도 있듯이.
환멸(幻滅) : 어떤 일이나 사람에 대해 가졌던 기대나 이상, 꿈 등이 깨어질 때 느끼는 실망감이나 허무감.
사기(詐欺) : 1. (기본의미) 못된 꾀로 남을 속임. 2. [법률] 사람을 속여 착오를 일으키게 함으로써, 일정한 의사 표시나 처분 행위를 하게 하는 일. 사기를 성립하게 하는 수단이나 방법에는 제한이 없으며, 언어, 문서에 의하든 적극적인 동작이나 소극적인 부작위(不作爲)에 의하든 이를 불문하고 사기죄가 성립한다.(다음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