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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Aug 16. 2023

우리가 '퇴사'와 '이혼'이야기에 클릭하는 이유 3가지

브런치 글쓰기(7) *주의) '퇴사' 안하고 '이혼' 안한 분들만 보시길


최근 브런치 글을 읽다 보면 브런치스토리 메인에 온통 퇴사, 이혼, 불륜 등에 대한 이야기들만 주구장창 반복적으로 올라오고 또 너무 많다는 불평불만이 자주 언급되고 있는 것 같다.(여기서 그런 이야기를 쓰고 올리는 분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니 오해 없기를 바람.)


그러면서도 왜 우리는 그 많은 클릭과 조회를 통해 AI 알고리즘에 트래픽을 더 불러일으켜 또다시 더 많이, 더 자주 그런 글 소재와 주제가 (본의 아니게) 메인에서 "판치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을까?


이와 관련하여 문득 떠오른 - 필자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 단상(斷想)을 글로 한 번 써보고자 한다.("김밥" 등 '음식 주제'도 브런치 메인에 압도적 대세임이 자명하나 여기선 글의 성격상 일단 논외로 한다.)


단, 위에 소제목에서도 적어둔 바와 같이 이 글은 '퇴사' 안 하고 '이혼' 안 한 분들만 보시길 바라며 그런 분들만을 위한 전지적 00시점(全知的 00視點)에서 쓴 글임을 밝혀둔다. 그러니 해당사항이 없거나 안 좋은 경험으로 글 주제가 불편하신 분은 지금이라도 이 창을 떠나시길 바란다.







1.  

필자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살아보지 못한 삶에 대한 욕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록 글을 읽는 간접경험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우리는 저마다 자신이 살지 못한 삶에 대한 동경이 조금씩 있는 것 같다.


그런 (퇴사할, 또는 이혼할) 시기를 놓쳤거나 혹은 지금도 그런 생각을 품고 있거나와 상관없이 우리는 현재 가지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한 욕구가 항상 있듯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어떤 것에 대한 알 수 없는 '아쉬움'과 '후회'와 비슷한 감정이 조금씩 마음에 남아 있기 때문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2.

두 번째는 좀 더 주관적일 수 있지만 항상 이게 전부는 아닐 것이라는 막연하면서도 늘 부족하고 "배고픈" 욕망과 의식의 흐름이다.


남의 불륜이나 이혼 이야기를 읽는 것이, 탈선(脫線)은 절대 못하지만 그런 걸 행한 사람들을 최소한 어떤 방관자이자 구경꾼의 입장에서 "팝콘각"으로 엿보는 "관음적"(觀淫的 voyeuristic) 시선의 일부라면 비약이 심하다고 하시려나?


일상생활 속 많은 상품 마케팅 홍보나 광고에 우리가 쉽게 현혹되는 것처럼 우리 마음의 기저에는 혹시 이런 "엿보기" 심리가 내재되어 있지는 않을까?



3.

거의 매일 안 좋은 직장 경험과 불운한 결혼생활 이야기를 다양하게 접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쉽게 퇴사하지 못하고 여전히 쉽게 이혼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퇴사한 후의, 이혼한 후의 내 삶이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을지 알 수가 없다는 데 우리의 판단과 선택의 딜레마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그런 글들에(정확히는 그런 글들의 "도배 알고리즘"에) 불평불만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퇴사, 이혼, 불륜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은연중에 또다시 클릭하고 만다.


어쩌면, 아주 어쩌면 '내일'의 내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자신만의 환영(幻影)에 빠져서인지도 모른다.






끝으로 짧은 단상을 마무리하면서 (그리고 역으로도) 생각해 본다.


신나고 즐겁게 (멀쩡하게) 잘 다니고 있는 직장 생활과 아기자기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 행복한 결혼 생활도 우리네 인생사에 충분히 좋은 글쓰기 소재이자 주제이므로 마찬가지로 브런치스토리 메인에도 장기간 반복적으로 (도배할 정도로) 올라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 모두 '퇴사' 안 하고 '이혼' 안 한 분들의 어떤 '초연한' 반격?(反擊)을 기대하고 기다려봐야 할까…?










다음 [어학사전],

동경(憧憬) :

흔히 겪어 보지 못한 대상에 대하여 우러르는 마음으로 그리워하여 간절히 생각함.


탈선(脫線) :

1. 말이나 행동이 일반적인 규칙이나 규범 등을 벗어나 나쁜 방향으로 빗나감.

2. 궤도를 벗어나다.

3. 목적에서 벗어나 딴 길로 빠짐.


환영(幻影) :

1. 공상이나 환각에 의하여 눈앞에 있지 않은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2. 생각이나 감각의 착오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인정하는 현상.

3. 이루지 못할 희망이나 이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초연(超然) :

현실에 얽매이지 않고 태연하거나 느긋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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