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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Aug 20. 2023

브런치 조회수 중독, 라이킷 거지, 구독자 수 노예?

브런치 글쓰기(8) - 지금이 글쓰기 과잉(?) 시대인가요?


앞서 발행한 필자의 졸고, [혹시, '스토리 크리에이터'로 선정 안되셨나요?]에 대하여 많은 공감과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짧은 글을 씁니다.(현재까지 독자분들의 라이킷 수가 80을 넘어서고 있다. 수백 수천 구독자를 갖고 있는 인기 고수 작가님들에게는 미미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이제 막 글쓰기를 시작한 필자에게는 가히 엄청한 숫자다.)




필자 외에도 응원하기(후원금) 새 기능 개선을 요청하고 건의하는 목소리가 많으니 앞으로 브런치스토리팀의 새 기능 보완 내지는 그런 개선의 의지와 변화의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지만 필자는 한 명의 개인 회원이자 서비스 이용자로서 위에 언급한 독자분들의 뜨거운 호응과 공감에 힘입어 짧게나마 업데이트된 글쓰기 소회를 적어 보고자 한다. (브런치 글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초보 작가로서의 글쓰기에 관한 사유와 개인적 심경이니 그냥 편하게 읽으시면 될 것 같다.)




얼마 전부터 브런치에 글 쓴다고 하니, 왜 갑자기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냐고 묻는 이들이 많았다. "자기도 글 써?" 대충 이런 반응이었다. 딱히 뭐라고 답할 게 바로 생각나지 않아 머뭇거리다가 그냥 (아마도 '취미 생활', '여가선용' 비슷한 거라고 하며) 얼버무리고 말았다. 돌아서 생각해 보니 내가 여유시간이 많아서도 아니고 주말에 딱히 할 일이 없어서도 아니다. 독자분들도 다들 일상에 바쁘시겠지만 매일 무슨 일들이 항상 생기고 또 해야 할 일들도 늘 주위에 산재해 있다 보니 정말 틈틈이 짬(?)을 내어야만 조금이라도 글을 쓸 수 있을 정도이다. 필자는 전업작가는 아니다. 앞으로 전업작가로 살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런데 오늘 지금 이 글을 쓰게 한 동기는 누군가 한 말 중에서, "요즘 글쓰기, 너무 과잉 시대가 아닌가?"라는 물음을 접하고 나서 떠오른 생각 때문이다. 왜 우리는 저마다 글을 쓰려고 하는가? 브런치든, 다른 유사한 경쟁 글쓰기 플랫폼이나 블로그 든 간에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라는 근원적인 물음에서부터 시작해서 왜 하필 그곳이 "브런치스토리"인가? 에 이르기까지 갑자기 현.타.가 오는 것을 느낀다. 스스로 한 질문에 조차 스스로 대답하지 못하는 심경은 불확실성과 애매모호함으로 마음의 평정심을 잃게 만들고 어떤 초조함까지 불러일으키고 만다.


다음 [어학사전],

여가 선용(餘暇善用) : 일이 없어 남는 시간을 알맞게 쓰거나 좋은 일에 쓰는 일.

현타 [現-time] : '현실 자각 타임'을 줄여 이르는 말로, 헛된 꿈이나 망상 따위에 빠져 있다가 자기가 처한 실제 상황을 깨닫게 되는 시간.





'책 출간'이 (brunchbook, 그것도 무료로) 궁극적인 목표라고 해서 솔깃한 마음에 브런치를 시작했다. 흩트려져 있는 나의 글이나 단상, 습작 메모를 서랍이나 노트북이 아닌 '매거진'으로 '브런치북'으로 발행할 수 있다는 데 솔직히 마음이 많이 갔고 찬사를 보내며 작가선정 심사 신청에도 기꺼이 응했다. 그런데 난데없이 "응원하기"(후원금)를 받을 수 있는 새 기능 도입과 더불어 그 수혜의 전제조건이라며 브런치팀이 선정하는 "00 스토리 크리에이트 딱지(배지)"를 못 받고 보니 갑자기 어떤 '자격미달'의 작가 느낌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기분 탓'인가?


동등한 자격 부여 차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많은 것도 사실이니 앞으로 지켜볼 일이지만 그 응원하기(후원금) 새 기능 자체가 작가들끼리만 브런치 내에서 후원금을 주고받는 "품앗이" 같은 방식이라는 데에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


수천 구독자를 "거느리고"있는 파워 작가들 및 구독자 수가 소수라도 기존에 이미 인기 있는 유명인들은 그 금전적 수익을 기꺼이 즐겁게 누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품앗이"하듯 서로서로 (구독이나 라이킷 주고받듯) 후원금 주고받기만 해야 하는,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제로섬'(zero-sum) 게임으로 실질적인 금전적 수익이 별로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다수의 일반 작가들은 상대적으로 창의적 글쓰기에만 집중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브런치팀이 제시하고 있는 4가지 선정 조건을 아래와 같이 인용해 본다.



Q. 스토리 크리에이터에 선정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 나요?

브런치 작가 또는 티스토리 블로거라면 아래의 선정

조건 체크리스트를 확인해 주세요. 4가지 조건(전문성 영향력 활동성 공신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스토리 크리에이터를 선정합니다.


• 전문성: 분명한 주제로 전달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 고 있나요?

• 영향력: 구독자 수가 100명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

나요?

• 활동성: 최근 3개월 동안 12개 이상의 글을 발행했나요?

• 공신력: 대표 창작 분야에서 공적인 신뢰를 얻고 있

나요?



여기서 한 가지 짧게 질문하자면, 특히 '영향력' 부문에 "구독자 수가 100명 이상으로 증가"하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대체로 다른 SNS 팔로우어 수 증가처럼 기존 등록 회원들(작가 및 독자들)로부터 구독자 수가 증가할 수도 있겠지만 시장 점유율을 늘리려면 오히려 '신규 회원들의 유입 증가'가 해당 브런치 글쓰기 플랫폼의 시장 영향력과 대중적 접근성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사료(思料)된다.


브런치팀에서 이런 공감대가 떨어지는 00 분야 스토리 크리에이트 선정을 통한 회원 작가들끼리 응원하기(후원금) 품앗이하는 새 기능 추가보다는 '신규 회원 유입'을 위한 노력을 더 많이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지금은 한 자릿수 또는 두 자릿수의 구독자를 가진 대부분의 회원 작가들이 마치 어떤 '다단계 판매 피라미드'의 제일 밑인 최하위층으로 받쳐주고 있는 것처럼, 또 중간단계의 작가들은 그 최하위층 작가에 의한 구독자를 갖고 다시 최상위층의 몇 천이 넘는 인기 작가들을 받쳐주고 있는 형국인 것 같은 씁쓸함은 혹시 필자만 모르는 '불편한 진실'인가?




전적으로 생업을 위해 풀타임 활동하는 '전업작가'들을 제외한 일반인 글쓰기 작가분들을 대상으로 한 번 물어보고 싶다. "우리는 왜 글을 써려고 하는가?" 정말 금전적 수익을 위해서 글을 쓰고 있는가? 지금 당장이 아니어도 향후에, 나중에 '부자'가 되고 싶어서?


물론 언젠가 베스트셀러 작품을 많이 내는 유명 인기 작가가 되면 좋겠지만 (지난번 필자의 다른 글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그런 목표로만 글을 쓰고 있다면 우리는 거의 0.1%에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다른 한편으로는 브런치에서도 무엇보다도 글쓰기를 주된 업으로 살아가는 대부분의 잘 알려지지 않은 전업작가들은 (예나 지금이나) '춥고 배고픈' 삶을 살아가기 십상인 것 같다.


그래서 전업작가가 아닌 분들, 혹은 생각은 있으나 아직은 전업작가를 선언하지 못하고 있는 분들조차도 글쓰기가 '수익창출'이 전부는 아닐 것이라고 감히 짐작해 본다. 그러면 다시, 왜 우리는 글을 쓰고 있는가? 왜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발행하고 있는가? 심지어 시간이 쌓이고 흐른 그 "나중에"라도 어떤 금전적 수익이 생긴다는 아무런 보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필자도 위와 같은 물음을 현재 반복하고 있는 중이다. 왜 나는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는가?


필자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그 경험이 준 기억과 교훈, 지금의 감성과 단상을 잊지 않고 남겨두고 기록하기 위해 쓴다. 물론 브런치가 필자의 '일기장'은 아니다. 글이 '공개'(발행)를 통해 세상에 노출되기 때문에 좀 더 정제된 마음과 단어들로 표출되지만 지나친 "자기 검열"로 그 감정과 표현이 위축되거나 축소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여전히 제일 힘들다.


자신만이 가진 고유의 독특한 경험과 생각을 써라고 하는데, 그 자신만의 유니크한(unique) 에피소드를 쓰다 보면 (익명이라 하더라도) 등장인물인 친한 지인의 사전 동의를 먼저 받아야 하고 그것도 번거로우면 결국은 자신의 내면세계로만 “침잠”(沈潛)하거나 이것저것 다 너무 신중하게 고려하다 보니 알맹이는 다 빠진 듯한 개인적 단상만 늘어놓는, 메아리(echo) 없는 일방적인 '자기 독백'(monologue)과도 같은 글이 되고 말 때도 많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가리고 너무 솔직하게 글을 써도 (특히 자전적 성격의 글인 경우에) 읽는 독자들의 "감정 소모"가 너무 심하고 불편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피부 살갗"까지 벗겨진 '생살' 같은 글은 글 쓰는 이도, 또 그 글을 읽는 이에게도 마음까지 쓰리고 아플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개인적 불운한 슬픔과 극심한 고통의 경험도 전염되는 듯하다. (웃음과 행복한 순간의 경험만이 전염되듯 번지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고 나서 몇 번이나 주저하며 발행하지만 그런 글들조차도 어떤 공감이나 작품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면 그건 필자에겐 기대치 못한 커다란 행운임에 틀림없다. 꼭 무엇 때문만이라고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개인적 상념들을 마구 늘어놓다 보니 실은 여러모로 보아 '자전적' 에세이보다는 시나 소설, 드라마 등을 쓰는 창작 작가분들이 유달리 부럽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필자에게도 그런 '꿈같은' 소망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지인이 한 질문에 이 자리를 빌려 이렇게 답하고 싶다. "지금이 글쓰기 과잉 시대는 아니다!"라고. 우리는 (작가이든 아니든) 아직도 많은 할 말이 있고, 그 할 말을 대개는 일상 속에서 제대로 자유롭게 다 못하고 살고, 그래서 그 못다 한 말들로 인해 갈증과 답답함이 몹시 많이 있다 보니 우리는 그 할 말을 글로 적고 있을 뿐이다라고.




브런치에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조회수 중독, 라이킷 거지, 구독자 수 노예"되는 것 아니냐 라는 말까지 이미 충분히 많이 듣고 있는데 이제는 00 분야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신분증” 같은 "배지(badge) 추앙"까지 하면서 여기서 글을 계속 써나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복잡한 심경을 제대로 정리 정돈하지도 못한 채 이만 감사의 인사글을 마친다.


독자분들 모두,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승하시길 바란다.






다음 [어학사전],

badge : 1. 배지 2. ..에 배지를 달다 3. 증표 4. 신분증

추앙(推仰) : 높이 받들어 우러러봄.

침잠(沈潛) :

1.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서 깊이 사색하거나 자신의 세계에 깊이 몰입함.

2. 물속에 깊이 가라앉아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음.


제로섬 게임(Zero-Sum Game) :

승자의 득점과 패자의 실점을 합하면 영(0)이 되는 게임을 의미하는 말로, 제로섬 게임(Zero-Sum Game) 게임에서는 승자가 득점하면 패자는 실점하게 되므로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게임 참여자 모두 양보를 하지 않으려 한다. 제로섬 게임과 달리, 승패의 합이 제로가 아닌 게임을 논제로섬 게임(Non-Zero Sum Game)이라고 한다. 논제로섬 게임에서는 게임 참여자 간에 대립과 협력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게임 참여자들이 서로 협력할 경우에는 모두가 이익을 얻지만, 서로 대립할 경우에는 양쪽 모두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 제로섬 게임과 논제로섬 게임은 경제, 사회, 외교, 정치 분야의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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