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 산책의 '사적인' 힐링 효과를 공유하는 이유
오늘은 가볍게 보이지만 절대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에 대해 짧은 글을 써보고자 한다.
책상 의자에 앉아서 오랜 시간 동안 일을 해야 하는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얼마나 몸에 해로운 일을 하고 있는지 자각하고도 어쩔 수 없이 그 의자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한다면 - 예를 들어, 먹고살기 위해 - 우리는 그 해로움에 대한 어떤 '보상'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움직임'이다. 정적이고 고정된 자세인 '책상의자 자세'에서 벗어나 움직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작가지망생이거나 현직 작가인 분들도 귀담아 들어야 할 이야기 일수도 있다.
독자들은 하루 평균 몇 시간을 의자에 앉아서 보내는 가? 책상 의자뿐만 아니라 일반 자동차 안, 버스 안, 지하철 안, 카페, 그리고 식사할 때도 우리는 집 식탁의자에 앉거나 음식점 식당 의자에 앉아서 밥을 먹어야 한다. 하루에 어마 무시한 시간이 평균적으로 "앉아서 보내야 하는" 시간으로 나올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다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모두 다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독일의 염세주의(pessimism) 철학자로 유명한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에 따르면, 우리 행복은 최소 10중 9는 오직 건강에 달려 있다고 한다. 그의 잠언중 '건강한' 거지가 '병든' 왕보다 행복하다고 한 말은 유명하다.(잠언 : 다음[어학 사전], '사람이 살아가는 데 훈계가 되는 짧은 말')
그는 '인간이 자신의 몸을 편안하게 느낄 때만 기분이 좋다'라고 했다. 필자가 여기서 무슨 '아포리즘'(aphorism, 잠언)을 나열하려는 것은 아니고 전하고자 하는 뜻은, 그만큼 - 너무 흔하게 하는 말 중의 하나로 그 중대함과 절실함의 무게를 잃어가며 또 퇴색되어 가고 있는 단어인 -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다.
너무 당연하고 너무 필요하여 우리가 쉼 쉬며 살아가면서 일상생활 속 매일 매 순간 들이키고 내쉬는 '공기'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살듯이 - 공기가 없거나 부족하면 어떻게 되는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지만(없으면 그냥 사망한다!) - 우리는 '건강'에 대해 과소평가하거나 그 절체절명의 위급함과 간절함을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건강의 중요성은 건강할 때는 잘 모른다, 건강은 건강을 잃었을 때만 알 수 있다 등의 말이 있듯이.
건강은 우리가 흔히 광고를 통해 접하는 과장 광고 속 건강식품에서도 나타난다. 일부 건강식품은 보건복지부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인허가를 받은 '약'도 아니고 '식품'도 아니고 그냥 효도용 '건강식품'이라고 부른다. 아니면 또 한 번 '건강보조'라는 말을 덧붙이며, '건강보조식품', 또는 '건강보조제'라고도 부른다.
모든 건강보조식품이 다 그러하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과장광고로 적발되는 그런 위법 사례를 보면 우리가 '건강'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사용하고 이해하며 받아들이고 살아가는지, 그 말의 무게감이 얼마나 왜곡되고 있는지 조금 알 수 있다.
다른 사례로는 건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끝까지" 인허가해주지 않는 이런 아이러니한 '건강'보조식품을 - 꼭 명절선물이 아니어도 - 우리 주위엔 많이 볼 수 있다.
이러한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허망한 경험담이나 후기에 대한 논박은 차치하더라도, 식약처에서 답해야 하겠지만, 어쨌든 이 '건강'식품이 건강하다는 건가, 건강하지 않다는 건가? 잘 모르겠다.(차치 : 다음 [어학사전], '내버려 두고 문제 삼지 않음')
여담이지만, 우리가 흔히 자주 쓰는 말 중에 그 의미가 빛바래어 퇴색되어 가는 단어들에 대한 단상은 별도로 다음 기회에 써보고자 한다. 예를 들어, 최근 우리 사회 내 그 절실하고 온몸이 떨리는 애틋함과 가슴 벅찬 뜨거운 열정을 잃어가는 단어에는 '건강' 외에도 - 우리 일상 속에서 자주 듣는, "사랑합니다, 고객님!" 등 - '사랑', 이라는 단어도 있다. 원래 '사랑'이라는 뜻은 무엇이었던가?
고객은 '사랑하지만', 고객에게 실수하거나 잘못했을 때, 고객의 불만 접수 등으로 그 고객과 '원만한(?)' 합의를 해야 할 때 대부분은 그리 쉽게 고객에게 "대승적"으로 대처하지만은 않는다는 기사를 보면 씁쓸할 때가 많다.(대승적 : 다음 [어학사전], '사사로운 이익이나 일에 얽매이지 않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
필자는 예전에 알 수 없는 두통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 일상과 직업상 스트레스 때문이겠지, 며칠 시간이 지나면 좀 괜찮아지겠지 막연히 기대를 했지만 뚜렷한 차도가 없어 병원을 가보니 스트레스를 줄이고 휴식을 취하고, '많이 움직여라'는 말을 듣게 됐다.
그 후 필자는 시간이 나는 대로 저녁시간 동네길이든, 주말에 동네 주변 산책로나 때로는 좀 더 길게 '반더룽'(독어 [Wanderung], hiking과 유사)을 꾸준히 하면서 정신적인 두통과 물리적인 생체 특성상 '두통', 즉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독일 숲에 대해선 따로 상술하며 쓸 기회가 있겠지만 동네 마을을 둘러싼 주변엔 숲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고, 그 숲 속에는 의례 잘 정돈된 '숲 속 산책길'이 있다. '피톤치드'(phytoncide)라는 꽃과 나무, 숲의 '향기'를 마음껏 맡을 수 있고 또 그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숲 속 산책길을 걷다 보면 '산림욕'하는 기분도 든다.
(다음 [백과사전]에 따르면, '피톤치드는 식물이 만들어내는 항균성을 가진 물질. 피톤치드는 균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천연물질로 인체에는 이롭다. 사람이 호흡을 통해 피톤치드를 흡수하면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라고 한다.)
어디선가 들은 말이 갑자기 생각났다. 건강하면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아프면 그런 건강한 음식은 못 먹고 입에 쓰고 몸에 독하게 영향을 끼치는 '약'만 먹어야 한다고.
독자 여러분들은 '약’보다 낫다는 동네 산책, 얼마나 자주 하시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