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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Jul 12. 2023

브런치 글쓰기에 '표절' 글 걸러낼 방법 없나요?

"자기 표절"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자기 합리화의 가벼움에 관한 단상

독일 국방부 장관(Karl-Theodor zu Guttenberg / CSU)이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아주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표절 관련 기사가 나오면 자주 인용되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로 인해 그 당시 2011년 독일 총리 메르켈도 적지 않은 이미지 타격을 받았고 동시에 몹시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처음엔 이렇게 저렇게 무마해 보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젊은 나이(당시 39세)의 촉망받는 국방부 장관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그 인사는 박사 논문 재심사 결과, 학위가 취소(revoked) 되었으며 이어서 결국 장관직을 스스로 사임했다.




장시간 고심한 후에 떠오른, 혹은 불현듯 갑자기 아주 가끔씩 근사한 글 표현이나 묘사할 테마[Thema]가 떠오르면 - 정말 한번 쓰고 말기엔 아까워서 - 다른 기회에도 다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물론 자기 글도 기존에 발표된 출처(!)만 제대로 밝히면 당연히 얼마든지 인용하고 가져와 쓸 수 있다.


요즘 흔히 말하는 "인생샷"처럼, 그런 '인생 글'에 가까운, 그런 표현이나 문장들, 모티브(motive), 모티프(motif)를 내 글 어딘가에 한 번밖에 못 쓴다 해도 아쉬워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딱 한 번(!)이라는 '일회성'이 가지는 엄청난 가치와 의미 부여, 그리고 그 파워(power)에 대해선 여기서 따로 열거하지 않더라도 공감하리라 본다.


우리 삶이 딱 한 번만 살고 만다는 생물학적 사실 언급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숨 쉴 수 있고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경험인지 더욱 절실히 느낄 수 있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표현과 자주 쓰는 문장들을 - 출처를 밝히면서 - 얼마나 자주 인용하고 새로운 다른 글에도 옮겨 적는가는 개별 작가의 자유다. 다만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무의식 중에라도 이전에 쓴 자신의 글 중 일부를 아무런 별도의 언급(출처 표시) 없이 '자기 복제'하듯 그대로 똑같이 쓰는 것은 항간에 종종 큰 논란이 되는 '타인 표절'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경각심으로 인해 창작이든 자유로운 글쓰기든 부디 지나친 '자기 검열'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게 되길 바랄 뿐이다.


문제는 그 최소한의 자기 검열마저도 그 '기준'이 그때그때마다 달라진다는 것이다. 더욱 비참한 것은 그 '잣대'를 매번 바꾸고 또 달리 "해석"하는 이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데 있다!


그에 비하면 "타인 표절"과 유사한 것은 어쩌면 어렵지 않은 문제인지도 모른다. 단순히 안 하면 해결될 문제이다. '미메시스'(Mimesis : [다음백과]에 따르면, 그리스어로 '모방'('복제'라기보다는 '재현'의 뜻)이라는 뜻) 같은 거창한 문예이론, 주류 세계에 유명하고 힘과 권위를 가지면 '또 다른 해석'을 낳기도 하는 게 세상 '인심'(?)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효한 것은 어디에서 시작하든지 '예술적 상상력'은 무한하다는 믿음이다.


보다 더 어려운 본질적 문제는 타인이 아닌 '자기 표절'에 대한 "유혹"인 것 같다. 매번 내 '기억' 속에 각인된 차마 손 놓지 못하고 애써 잡고 있는…


세상은 정말 온통 유혹투성이다. 아이러니(irony, 다음 [어학사전] : '예상 밖의 결과가 빚은 모순이나 부조화')하게도 바로 자기 자신도 '유혹하는 주체'로 거기에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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