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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Oct 02. 2023

우리가 매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 3가지


최근 앞서 발행한 글 중 두 번째 불안(angst)에 관한 "행복감이 주는 불안감"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신 것 같아 글을 발행하며 작은 보람을 느낀다. 그런데 어떤 분은 좀 다른 차원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매일 벌어지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세상에서) 자신이 행복해도 되는지, 행복한 게 맞는지 확신이 없다고 항변(抗辯)하셔서 필자 나름대로 다른 각도에서 - 일견 결이 좀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 좀 더 부언(附言)을 해보고자 한다.


'행복하다'라고 말하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 사회엔 슬프고 어두운 면과 처참할 정도로 참혹한 현실도 공존하고 있음을 모두 알고 있다. 우리가 다 함께 개선해 나가야 할 사회적 이슈가 산재(散在)해 있어도 개개인은 건강한 저항력과 적응력을 키워가기 위해서라도 소소한 행복감을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물론 불행한 일이나 지배 이데올로기를 수긍(首肯)하거나 굴복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안 그래도 고독감과 외로움을 잘 느끼는 "동물"인데 어쩌면 쉽게 패배의식(敗北意識)이나 우울증에 빠져 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행복감'이 '만족감'으로 치환(置換)해서 표현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실은 그 만족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하면서 살 수도 없다.


그 이전에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 그 욕망의 끝을 모르고 또 결코 완전히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도 먼저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달콤한 만족감도 반복되면 금방 다시 싫증을 잘 내는 것도 인정하자. "쾌락 적응"(hedonic adaptation)이나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도 우리는 이미 자주 들었다.


그래서 필자는, "행복감" 향유(享有)도 어렵고 "만족감" 도달도 어려운 분들에게 '작은 감사의 마음'을 매일 가져 보면 어떨까 말하고 싶다. 그 감사의 마음은 나를 심리적으로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로 만들고 곧 그것이 내 마음의 평화와 행복이 될 수 있으니까.



1. 건강하게 태어났음에 감사하자.(생명을 주심에)


2. 태어나서 지금까지 팔, 다리 다치거나 잃어버리지 않고 살아감에 감사하자.(불운한 사고나 질병으로 팔, 다리을 다쳤거나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아직 생명을 갖고 살아갈 수 있음에)


3. 우리 인류가 함께 살아가는 이 동시대에 태어나 같이 공존 공생할 수 있음에 감사하자.(과학자들은 우주는 아주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나면 언젠가는 인류가 더 이상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뀌고 만다고 한다. 광활한 우주 속 티끌 같은 먼지에 지나지 않는 아주 작은 "푸른 점"에 불과한 이 지구에 지금 우리가 함께 살아갈 수 있음에)




글을 마무리하며 덧붙이자면, 우리의 삶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심리적 안정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정서적인 안정감은 설사 우리가 살아가면서 혹시 모를 어떤 불행한 어려움을 겪게 되더라도 헤쳐 나가는 숨은 힘,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저력(底力)이 되기도 한다.


그런 안정감을 얻고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중 하나인 만족감 높은 인간관계 체험 이외에도 일상 속 경험으로는 사소하게 보이지만 매일 반복되는 루틴(routine)이 중요하다고 본다. 저마다 개인적으로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산책하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누구를 만나거나 아니면 무슨 프로그램이나 책을 챙겨 보거나 등등 무수히 많고 다양할 수 있다.(당연히 글쓰기도 포함된다.)


예를 들면,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들이 대회나 경기에 참가하기 전에, 아니면 달리기 전에, 높이 뛰기를 위한 도약이나 수영 경기로 물에 입수하기 전에 각자 그들만의 반복된 루틴이 있다고 한다. 그들이 평소 컨디션 관리와 함께 루틴을 유지하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때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좋은 기록과 결과를 만든다는 말이다.


우리는 좀 더 불우(不遇)한 가족과 불행한 이웃과도 함께 살아가고 있다. 가족 중에 누가 아프다고 해서 또는 집이 가난하다고 해서 하루 종일 일 년 내내 불행한 마음으로 살 수는 없다. 그런 심적 상태의 끝이 무엇이 될지 애써 알려고 하지 않아도 우리는 대개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삶에는 각자가 이끌어가는 삶의 원동력이 있어야 한다. 집안에 불운한 일이 있다고 해서 밖으로 나들이 나가는 것을 주저하거나 공원 산책조차도 못 나가선 안된다. 밖으로 나가는 용기도 필요하다. 불행하고 불운한 환경이라도 계속 살아가려면 그 속에서도 '작은 만족(행복)감', 아니, '작은 감사의 마음'이라도 저마다 어딘가에서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과 몸이 병들게 되고 말지도 모르니까.



아무리 불운한 일을 겪었더라도...산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야지요...이것이 독자분의 진중한 항변에 대한 필자의 소심한 부언입니다...









다음 [어학사전],

항변(抗辯) : 어떤 일을 부당하다고 여겨 따지거나 반대하는 뜻을 주장함.

이데올로기(Ideologie) : 개인이나 사회 집단의 사상, 행동 따위를 이끄는 관념이나 신념의 체계.

치환(置換) : 1. [심리] 어떤 일정한 대상을 향하여 있던 욕구가 다른 것으로 바뀌어 나타나는 심리적인 태도.

2. (기본의미) 무엇을 다른 것으로 바꾸어 놓음.

향유(享有) : 자기의 것으로 소유하여 누림.

불우(不遇) : 처지나 형편이 딱하고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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