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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Oct 13. 2023

우리가 책 보다 음악(노래)을 더 가까이하며 사는 이유

(THL행복론 15) 독서 몰입 vs. 음악 몰입


필자의 이전 졸고, [행복한 순간, '향기의 힘'을 믿나요?(THL행복론 10)]에서 기억의 연상작용을 서술하며 음악의 연상기억(聯想記憶, associative memory)에 관해 글을 쓴 바가 있다. 행복한 순간에 들었던 음악은 훗날에 다시 들으면 그 순간 그 행복감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오늘은 좀 다른 차원에서 또다시 '음악의 힘'을 빌려볼까 한다. 글쓰기 플랫폼인 브런치스토리에 '글쓰기 예찬'이 아니라 뜬금없이 웬 '음악예찬'이냐고도 할 수 있지만 오늘 말하고자 하는 행복론의 좋은 예시중 하나가 바로 '음악'이기 때문이다. 바로 "몰입감"(沒入感)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듯 행복하려면 지금(Now) 그리고 여기(Here)에 몰두하고 몰입해야 하는 데 필자가 보기에도 이 음악만큼 좋은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피아노를 배우지 못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 칠 줄 아는 친구들이 몹시 부러웠다. 다음 생에는 피아노를 꼭 배우겠다고 굳게 다짐하며 최근엔 그에 관한 '창작시'까지 발행한 적도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악보도 안보며) 무아지경(無我之境)에 피아노 연주하는 피아니스트(pianist)의 모습을 보면 너무나도 감탄스럽고 경이(驚異)롭다.


그래서 오늘은 하루하루 바쁜 일상생활 속에 도무지 행복감이라곤 느끼지 못하겠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을 위해 '우리가 책 보다 음악(노래)을 더 가까이하며 사는 이유'를 짧게 서술하며 함께 간략히 기록해 두고자 한다.




요즘 같은 인스턴트(instant)가 판을 치는 세상에 브런치스토리에도 빼곡한 A4 용지 3~4장 이상쯤 되는 분량의 제법 긴 글들은 점점 더 보기 힘들게 된 것 같다. 또 있다 해도 제대로 찬찬히 정독하기도 힘든 시대가 되었다. 필자도 짧은 인터넷 글이나 그런 기사성 글에 익숙해지다 보니 TV 드라마 한두 시간 보거나 영화 한 편 보기는 쉬워도 솔직히 긴 장편소설 한 권을 서너 시간 쉬지 않고 참을성 있게 한꺼번에 읽어내기는 무척 어려운 것 같다.


예전에 스마트폰(Smart Phone)이 나오기 전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며 종이 신문을 읽거나 종이로 출판된 책을 읽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영화나 음악, TV  같은 동영상도 손안에 다 들어오다 보니 모든 것을 스마트폰 스크린으로 다 해소하고 해결하려는 것 같다. 검색 포털보다는 유튜브(Youtube)로도 세상 정보를 모두 다 서치(search)한다고 하니 더 말해 뭐 하겠는가?(물론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소설책 등을 전자책(e-book) 형태로도 읽을 수 있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 "책"들을 읽고 있는가 이다.)




우리가 행복감을 느끼려면 어떤 일이나 어떤 순간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앞서 피아노 연주에 몰입한 피아니스트의 예를 들었지만, 사실 책을 읽는 행위인 독서도 한 번 집중해서 읽기 시작하면 그 즐거움과 몰입감이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책 한 권을 완독 했을 때 느낄 수 있는 행복감과 만족도를 수치로 따진다면 여느 행위 못지않으리라 본다.


하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독서나 글쓰기 보다 음악을 듣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몰입감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3 ~4분 남짓 되는 가요 몇 곡만 듣고 있어도 시간이 금방 지나간 것을 느낀다.(예전에 잠깐 기타 같은 악기를 배우고 연습할 때 느낀 몰입감을 기억하면 동의할 수밖에 없다.) 물론 다른 활동도 있다. 스포츠 경기도 있고 요즘 유행하는 '달리기'도 몰입에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운동은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같은 '절정 경험'(peak experience)과 비슷한 체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우리가 흔히 운동에 "중독"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이런 중독성 강한 러너스 하이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지치지 않고 각종 예술 행위(글쓰기도 당연히 포함된다)에 심취할 수 있게 되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정신적 위안과 만족감이 큰 종교 생활도 마찬가지다.


심리학적 의미에서 몰입이란, 자의식이 사라질 만큼 어느 것에 심취한 것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몰입'(Flow) 개념을 재정립하고 체계화시킨 헝가리 출신의 미국 (긍정)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의 책, [Flow]는 가히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다시 글 제목으로 돌아와서, [우리가 책 보다 음악(노래)을 더 가까이하며 사는 이유]를 한 줄로 요약하면, 어쩌면 우리는 독서 몰입 vs. 음악 몰입 2가지 만을 놓고 봤을 때 상대적으로 독서 몰입이 뒤쳐지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수많은 TV 예능 프로그램 중에 음악 관련은 많아도 책 읽는 독서 프로그램은 찾기조차도 어렵다. 더욱이 유튜브에 조회수도 노래 한 곡 조회수와 책 관련 채널 조회수는 비교도 못할 정도다.


글을 마무리하며 덧붙이자면, 이제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책을 읽든 음악을 듣든, 아니면 악기를 연주 하든, 달리기를 하든 어느 하나에 몰입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괜히 우울하고 심신이 지쳐가는 것 같다면 (읽고 있던 책을 가끔은 과감히 덮고) 바로 자신의 주위에 음악을 켜고 따라 부르든 흥얼거리든 하며 우선 좀 움직이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리고 운동화 끈을 바짝 조여매고 바깥으로 나가 걷든지 아니면 진짜 '달리기'를 한번 해보자. 혼자 방에서 심취하는 독서도 좋지만 때로는 밖에서 하는 달리기가 몇 배로 더 나을지도 모른다!


음악(노래)을 들으며 달리면 더욱더!











다음 [어학사전],

몰입감(沒入感) : 어떤 한 가지 일에 깊이 파고들거나 빠지는 느낌.

무아지경(無我之境) : 마음이 어느 한 곳으로 온통 쏠려 자신의 존재를 잊고 있는 경지.

감탄스럽다(感歎---) : 마음에 깊이 느끼어 감동하여 찬탄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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