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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Nov 01. 2023

교향곡(symphony) vs. 트로트(trot)

급 질문12) 왜 사람들은 교향곡(심포니) 보다 트로트를 더 좋아할까?


오늘의 양자택일은 제목에 적은 바와 같이 음악에 관한 글이다. 앞서 발행한 글들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필자는 여러 측면에서 볼 때 '음악예찬론자'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필자가 음악에 문외한(門外漢)이다 보니 여기서 무슨 음악사적 배경이나 음악 고유의 영역에 관한 분석을 하려고 함은 전혀 아니고(그런 능력도 없고) 평소 필자가 개인적으로 느낀 단상을 짧게나마 적어보고자 할 따름이다.






'클래식(classic) 음악'이라고 하면 우리는 피아노 연주, 실내악 현악 4중주(1. 바이올린, 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또는 예전의 '귀족의 문화'나 '귀족의 음악' 같은 말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사전적 의미는 Daum [어학사전]을 찾아보니, "서양의 전통적 작곡 기법과 연주법에 의한 음악. 흔히 대중음악에 상대되는 말"로 쓰인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대중음악에 상대되는 말"이라는 것이다. 그럼 '대중음악'은 무엇인가?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이라고 한다. 그리고 "넓은 뜻으로는 클래식이나 예술 음악에 대하여 일반 대중이 즐겨 부르는 통속적인 성격을 띤 음악"을 뜻한다고 한다. 여기서 다시 통속적(通俗的)이라 함은 "일반에게 널리 통하는 대중성과 보편성을 가진 것"이라고 한다. 일반 대중이 아무런 사전 지식과 배경 이해 같은 큰 진입 장벽 없이도 쉽게 접근하고 향유(享有)할 수 있는 음악이라는 뜻이 된다.


지난번에 필자의 매거진 <THL 지극히 사적인 일상>에 발행한 졸고, ['풍요로운' 사회공동체에 관한 주관적 단상]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대사회에서도 - 우리가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타보면 - 아직도 분명히 (경제적) 계급사회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듯이, 훌륭한 클래식 연주를 (필자의 음악적 소양(素養) 부족이겠지만) 제대로 집중해서 감상(鑑賞) 하지 못할 때면 스스로 어떤 한계를 느끼고 '나만 모르는 딴 세상인가' 하는 자괴감(自愧感)에 빠지기도 한다.



우리 사회는 과거에 양반, 상놈을 나누고 귀족과 평민과 노비로 신분을 나누던 '반상 계급제도'를 벗어나 모두가 평등하게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며 산다. 맞다. 하지만 땀 흘려 모으고 저축한 돈으로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비행기만 한번 타봐도 우린 아직 여전히 엄연한 '신분사회'("경제적 신분" 차이라 하더라도)에 살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우리 중산층 사람들은 이코노미 클래스의 비좁은 비행기 좌석에서 팔걸이를 먼저 그리고 오래 차지하기 위해 서로의 팔꿈치를 부딪히며 무언의 경쟁을 하고 있고, 그 순간 같은 비행기 안 프리스티지 클래스에 탑승한 소수의 승객들은 '누워서' 여행한다.(출처: ['풍요로운' 사회공동체에 관한 주관적 단상])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그 비싼 악기로, 대학교 음악전공 과정을 거치며 그 비싼 레슨비를 내고 배우고 오랜 시간 반복된 피나는 연습과 훈련으로 단련된 멋진 클래식 음악과 그 훌륭한 연주를 왜 (우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말 그대로 대중들은 평소에 잘 즐기지를 못하는 것일까 하는 물음이다. 또한 이런 "엘리트"[élite] 음악 같은 클래식 음악은 현대판 "귀족음악"의 연장선상에 있는 걸까?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문화를 향유하는데도 "귀족문화"와 "서민문화"가 나누어져 있을까? 왜 연세 드신 중년층들은 (클래식 음악은 제쳐두고) 대중음악인 대중가요(트로트 등)나 아니면 '전통 국악'을 더 좋아하시게 되는 걸까?


클래식 음악의 진입장벽이 높다고 느껴지는 것은 클래식 음악분야를 전공한 전문종사자들의 책임인가? 아니면 우리 같은 평범한 서민층 대중들이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 곡과 음악, 유행가(pop music)만 선호하고 심오한 클래식 음악공부에는 게을러서(?) 일까? (중고교 학창 시절 때 배운 게 다라는 사람들도 있는 데 그런 학교조차 다니지 못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 또 어떻게 클래식 음악을 배울 수 있을까?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빠서 눈코 뜰 새도 없는데)


이도저도 모두 다 아니라면, 혹시 우리는 "경제적 부"에 의한 (클래식 음악 같은) 프리스티지 클래스 좌석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트로트나 팝뮤직 같은 대중가요를 더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코노미 클래스의 비행기 좌석에 앉은 중산층 승객(관객) 일뿐인가? 클래식 음악을 듣고 향유하는 데도 우리가 경제적 신분 차이에 따른 엄연한 '신분사회'속에 살고 있음을 인정해야 하는 가?






물론 필자도 클래식 음악을 이해는 잘 못하지만 피아노나 바이올린, 첼로 등의 연주음악을 듣고 감상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심포니 오케스트라(symphony orchestra)가 연주하는 어떤 명곡을 잘 음미(吟味) 하지 못하거나 감상에 몰두하지 못해 (너무 피곤? 해서) 거의 졸 뻔한 적도 있다. 또, 미셀 슈나이더(Michel Schneider)가 쓴 [슈만, 내면의 풍경](La tombée du jour : Schumann) 같은 책은 읽다가 보면 음악의 심오한 매력(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음악으로는 표현하는 등)에 빠지는 듯하다가도 마치 미로(迷路)에서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이 들 때도 많다. 어쨌든, 클래식 음악과 좀 친해질 수 있는 독자분들의 혜안(慧眼)이 궁금하다.










다음 [어학사전], 심포니(symphony) :

1. [음악] 관현악으로 연주되며 여러 악장으로 된 소나타 형식의 악곡. 보통 4악장으로 이루어진 곡이 많다. 하이든으로부터 비롯되어 모차르트, 베토벤을 거쳐 확립되었다.

2. [음악] 교향곡을 연주할 목적으로 조직된 큰 규모의 연주가 집단. (원어 : 심포니 오케스트라 (symphony orchestra)

[다음백과] 교향곡(交響曲) : symphony

[다음백과],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트로트(trot) : 일제강점기에 일본 엥카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대중가요. 뽕짝.

소양(素養) : 평소에 닦고 쌓아 바탕이 된 교양.

자괴감(自愧感)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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