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결혼을 준비 중이거나 갓 결혼한 신혼부부들에게
<직장,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라는 부제와 함께 필자는 최근 [퇴사하지 않고 직장생활 오래 잘하는 비법]이라는 졸고 두 편을 브런치스토리에 발행한 적이 있다. 필자가 이런 글을 쓰며 퇴사와 이혼에 반론(反論)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고 (물론 퇴사와 이혼을 동조(同調)하는 것도 아니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중 각기(各其) 다른 "경우의 수"를 제시하고자 할 따름이다.
좀 다른 토픽이지만 앞서 언급한 이러한 형식의 연장선에서 <결혼을 준비 중이거나 갓 결혼한 신혼부부들에게>라고 위의 소제목에 적어둔 바와 같이, 결혼을 고려 중이거나 곧 결혼을 앞두고 있는 분들, 신혼생활 중이신 (혹은 첫 부부싸움의 후유증이 있는)분들에게 개인적 단상(斷想)임을 전제로 또 다른 "경우의 수"에 관하여 글로 한번 써본다. 다만, 비혼주의자이거나 혼삶을 추구하시는 분들, 돌싱분들 또는 이런 주제가 불편하신 분들은 지금이라도 그냥 이 창을 떠나시면 된다.
먼저 이혼하는 사람들은 그들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혼한다는 것이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며 저마다 처한 여건에 따른 개인적인 판단과 선택의 결과이고 전적으로 각자의 자유라고 본다.
마찬가지로 이혼하지 않고 결혼생활 오래 잘하는 사람들도 그들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필자가 결혼 생활 몇 년 해 봤다고 쉽게 생각하고 쓰는 글은 결코 아니다. 각자 개인 가정사(家庭事)엔 누구에게도 함부로 말하지 못할 기구(崎嶇)한 사연이 있을 수도 있고 또 일반적인 통념이나 잣대로는 가늠조차 할 수 없는 또 다른 차원의 말 못 할 고민과 고충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글로 모색하며 제시해 보려는 해결 방안이나 접근 시도도 일반화할 수 없음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준비 중이거나 갓 결혼한 신혼부부들에게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을 오래 잘 꾸려 나가기 위해 (다른 좋은 조언들도 많겠지만) 개인적으로 요약한 3가지를 아래와 같이 적어 본다. (이미 결혼생활 꽤 오래 하신 분들은 이 글을 읽으며 헛웃음을 짓거나 마찬가지로 "썩소"를 날릴지도 모르겠지만.)
1.
남편의, 아내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을 하지 말자.(그런 말하면 자기 자식인 어린애들도 싫어한다. 상대는 나름 세상 잘났다고 생각하는 "어른"이다.) 특히, 식당이나 카페, 상점, 여가생활 장소 등 남들이 있는 공공장소에서는 더더욱. 부부싸움할 일, 반으로 확 줄어든다. 이 부분은 앞으로 결혼하는 사람들의 '결혼 서약서'에 한 줄 꼭 써넣어야 한다고 본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운운하는 이런 말 대신에.
그 반대로, 자존감을 높여줄 작은 칭찬(稱讚) 같은 말을 평소에 자주 하면 부부싸움할 일, 그 나머지 반마저도 없어진다. 믿거나 말거나가 아니라 같이 살아보면 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혹시라도 잘못된 처신이나 언행이 문제가 되었는데 무조건 용인(容忍)하고 두둔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좀 적절한 대처(對處)를 잘하라는 말이지.)
2.
어렵고도 또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다, 두 번째로 여기 적고자 하는 토픽은. 그렇다고 결혼을 준비 중이거나 갓 결혼한 신혼부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글에 이 토픽을 적지 않을 수는 없다고 본다. 그것도 '이혼하지 않고 결혼생활 오래 잘하는' 비법(?)을 논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뜸을 들이고 아주 조심스럽게 망설임이 많은 이유는 대부분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또는 예상치 못한 어떤 갈등의) 사안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집안 문제다. 시댁 문제다. 그리고 처가댁 문제다. 한국 사회문화와 관습, 그런 역학적 구조상 참으로 어려운 문제지만 지극히 개인적 사견(私見)임을 전제로, 기본적으로 어떤 갈등이나 문제가 생기면 화해와 타협의 노력을 다 해야겠지만 종국에는 자기 배우자의 편을 들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어느 쪽이든 "별도로" 어떤 도움을(특히, 경제적 도움을) 받으면 다른 기대치(?)를 충족시킬 각오를 해야 하며 평생 모시고 살 정도로 갚아나가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욕심을 버리고 (잘 살든 못살든)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하고. 무엇보다도 경제적으로 빨리 독립하라고 말하고 싶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어떤 갈등 문제를 사전에 피하고 싶다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 표현이 너무 한가? 이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한 귀결이 아닐까? 세상사 모든 이치가 그러하듯 - 인과관계(因果關係)가 다 있듯 - "무상"(無償)으로 주어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가족끼리라고 사소하게 생각지 말고 결혼 전부터 가족 간 "경제관념"을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3.
어디선가 글을 읽다가 보니, 어떤 분의 엔지니어 남편이 회사 정년을 앞두고 있다고 하시며 정년이 되면 남편분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하셨다. 아, 그러시구나, 하고 지나가려고 했는데 그다음 문장이 필자를 순간 울컥하게 만들었다.
"남편이 정비한 그 비행기를 타고..." 이 말을 읽는 데 왠지 모르게 갑자기 울컥하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 남편분은 사십여 년 가까이 비행기 정비 엔지니어로 근무하셨다고 했다.
퇴사와 이혼 이야기가 넘쳐나는 꼭 요즘 같은 세태(世態)가 아니어도, 이제 곧 정년을 앞둔 그 엔지니어 남편 분, 오랜 시간 동안 매일 아침저녁 출퇴근 하시며 회사 생활 하신다고 정말 고생 많으셨을 것 같다. 마찬가지로 그 부인분도 내조(內助)하시느라 쉽지 않은 세월이셨을 것이라 감히 짐작해 본다. 사십여 년 동안 직장 생활하기도 어렵고 사십여 년 행복한 결혼생활하기도 다들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리라.(물론 자영업 하시는 분들도 다들 힘드시겠지만.)
이 글의 제목, "이혼하지 않고 결혼생활 오래 잘하려면?"을 위한 바로 그 세 번째는 한 사람만 바라보고 사세요, 서로 존중하며!이다. 지금 같이 살고 있는 배우자 별 하자?(瑕疵) 없으면. 다들 너무도 좋아하고 사랑해서 결혼한 것 아닌가?! 첫사랑 다 잊고, 예전에 좀 친했던 선배나 후배 비교하지도 말고, 한때 좀 각별(各別)했다고 여기는 이성친구도 모두 다 잊고.
다음 [어학사전],
기구하다(崎嶇--) : (사람의 인생살이나 운명이) 순탄하지 못하고 탈이 많다.
칭찬(稱讚) :다른 사람의 좋고 훌륭한 점을 들어 추어주거나 높이 평가함.
사견(私見) : 자기 혼자의 주관적인 생각이나 사사로운 의견.
무상(無償) : 어떤 행위에 대해 요구하는 대가나 보상이 없음.
내조(內助) : 아내가 남편의 일이 잘되도록 도움.
하자(瑕疵) : 1. 어떤 사물이나 일에서 잘못되거나 불완전한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