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167 by The Happy Letter
한여름 산책길에 그늘 찾아가다 보니
나무 그루터기 하나
홀로 외롭게 덩그러니 남아 있다
거친 노동(勞動)에 손가락 지문 다 닳아 없어지듯
그 나무 그루터기
이젠 나이테를 읽어낼 수 없을 지경이다
정말 *동화책 속 말 그대로
자기 열매며 나뭇잎, 나뭇가지 그리고 밑동까지
전부 다 주고 그루터기로만 남게 되었을까
그 나무 살아생전 이름도 형체(形體)도 모르지만
나는 길 가다 아무리 다리가 아파도 차마 앉아 쉴 수 없다
거친 부모님 손바닥처럼 갈라진 그 나무 그루터기에는
그 나무 그루터기 한가운데 새로 자라나는 나뭇잎처럼
그 나무 소생(蘇生)할 수 있다면
좋은 날 좋은 곳에서 꼭 다시 만날 수 있길 간곡히 기원(祈願)한다
by The Happy Letter
*[아낌없이 주는 나무](The Giving Tree) : 미국의 아동 문학가 셸 실버스타인(Shel Silverstein)이 1964년에 쓴 동화다.
그루터기 : 풀이나 나무 또는 곡식 따위를 베어 내고 난 뒤 남은 밑동.
소생(蘇生) : 거의 죽어 가던 상태에서 다시 살아남.
살아생전(--生前) :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다음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