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174 by The Happy Letter
나도 한때 소싯적에는
이 길로 갈까 저 길로 갈까
몇 날 며칠 밤새워가며 고민(苦悶)한 적 있었다
그렇게 밤을 하얗게 지센 어느 날 신새벽
나는 어떤 길 하나를 선택(選擇)했다
그렇게 선택한 그 길을 걷던 어느 날
끝을 알 수 없는 어떤 갈래길과 마주하게 되었다
어느 길도 다 포기(抛棄)할 수 없는 길이었지만
나는 내 앞에 놓인 갈래길을 동시에 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 갈래길 중 또다시 어떤 길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나는 내가 선택한 그 길을 가면서도
언젠가는 선택하지 못한 다른 길도 걷게 될 날이 오리라 희망(希望)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 방향(方向) 한 길로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에
이제껏 걸어오던 길을 다시 되돌아갈 수는 없다는 생각에
나는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을 계속 걸어가기로 했다
이제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돌이킬 수 없는 나만의 길이 되었다
돌이킬 수 없는 나의 삶이 되었다
그렇게 지금껏 평생(平生) 걸어온 이 길은
내 여정(旅程)의 목적지(目的地)가 되었다
by The Happy 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