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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Aug 21. 2024

간헐적 채식주의자?


최근 며칠 급체(急滯)로 고생하고 난 뒤로는 먹는 것에 좀 조심스러워졌다. 평소에는 식성(食性)이 좋아 이것저것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지만 요즘처럼 너무 더워 입맛이 없어지는 한여름 날씨에 기름진 육류 등을 한꺼번에 과식(過食)하거나 더욱이 급하게 먹는 것은 삼가야 함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그 ‘체기’(滯氣)때문에 끙끙 앓다시피 하다가 약국을 찾아가서 증상을 설명하니 약사가 우선 급한 대로 (의사 처방전 없이도) 바로 복용할 수 있는 약을 준다.


더부룩한 배와 함께 지속되는 복부 팽만감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두통이며 어지럼까지 느낀다고 하니 우선 약을 먹어보고 그래도 계속 불편하면 병원에 가서 의사로부터 진찰을 받아보라고 한다.


그러면서 건네주는 약은 하루 3번 식사 15분 전에 20방울씩 숟가락에 떨어뜨려 복용하는 액체성 약이라고 한다. 그 약사의 말에 따르면 복부팽만감, 소화불량, 과식, 체기 등에 도움이 된단다. 집에 오자마자 바로 열어 한 방울만 살짝 먹어보니 쓴맛이 강한 시럽형 액제인데 그 느낌이 마치 어릴 적에 먹어본 소화제(활O수) 비슷한 맛으로 쓴맛이 강하고 무슨 ‘엑기스’[진액extract]처럼 좀 끈적한 편이다.


필자는 그저 쉬이 내려가지 않는 체기(滯氣)가 빨리 사라지길 바라며 큰 숟가락 위에 한 방울 두 방울 세어가며 정확히 20방울을 떨어뜨린 후 단숨에 빨아먹고는 그 약의 효능을 믿으며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 후 체기 증세(症勢)는? 그 약 때문인지, 아니면 굶어서인지, 어쩌면 많이 걸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행히 조금씩 호전(好轉)되어 갔다.




필자도 간혹 채식주의자(Vegetarian)를 만나본 적도 있고 그에 관한 (채식의 당위성과 채식주의자들의 주장 관련) 책들도 몇 권 읽었지만 스스로 채식주의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아직 없다.(종교적 믿음 외에도 지구환경(공해) 이슈와 윤리적 관점, 영양학적 논쟁 등 따로 다루어야 할 주요 사안들이 많지만 이 글에서는 생략한다.)


필자는 육류(肉類) 먹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 필자 또한 ‘삼겹살’을 좋아한다. (누구는 비단 위에 꽃을 더한다지만) 그 기름 지글지글, 노릇노릇 익어가는 삼겹살 한 점에 반쯤 익힌 김치 한 조각 곁들이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따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육류 음식을 너무 급하게 먹고 체한 탓에 - 그 악몽(惡夢) 같은 급체(急滯) 이후로 - 아직도 잔뜩 고생한 후유증이 남아 있어 필자는 최소한 점심식사에는 채식 메뉴를 택하고자 한다. 접시 가득 담아도 (씹어) 먹을 게 별로 없고 먹고 난 뒤에도 ‘포만감’이 별로 크게 없지만, 각종 신선한 채소도 자주 찾아먹고 야채샐러드 위에 갓 익힌 따끈한 감자와 호두 그리고 포도 몇 알을 곁들이며 ‘소화불량’과는 이제 좀 멀어지려 애쓰고 있다.


간헐적(間歇的) 단식(斷食)은 도저히 못하겠고, 어쨌든 앞으로 몇 주 동안 점심만이라도 가급적 소식(小食)하며 이 참에 한번 “간헐적 채식주의자”가 되어보려 한다. 물론 앞선 발행글 [급체(急滯)]에서도 이미 언급했지만 체기(滯氣)와 소화불량에 일상생활 속 ‘스트레스’도 주된 요인중 하나라고 하니 무엇보다도 그 스트레스 관리와 해소에도 같이 신경 써야 하겠지만.


부디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록 말 그대로 “지극히 사적인” 일상이지만) 여기에도 짧게 기록해 둔다.














채식주의자(Vegetarian, 菜食主義者) : 종교적·금욕적·영양학적 이유로 채소·과일·곡물·견과류만을 먹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 채식주의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는데 육류와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사람은 비건 채식주의자(절대 채식주의자)라고 하며, 유제품과 동물의 알은 먹고 육류만 제한하는 사람은 락토 오보 채식주의자(유란 채식주의자)라고 한다.(출처 : [다음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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