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THL 창작 시

어떤 기시감(旣視感)

THL 창작 시(詩) #170 by The Happy Letter

by The Happy Letter


어떤 기시감(旣視感)



하늘 나는 새들도

그 무덤 앞 부모 손 꼭 잡은 아이도

애써 울음 삼키고 있을까

시간(時間)이 멈춘 듯

마을 공동묘지(共同墓地)에 정적(靜寂)만 흐른다


서양 영화(映畵)를 많이 봐서일까

모두 고개 숙인 이별(離別) 의식(儀式)

기시감(旣視感)에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다들 앞서 어디 멀리 떠나버렸나

참석한 이들 생각보다 적어 놀랐다


낯선 이국땅 장례식(葬禮式)에도

세상 갑부(甲富)도 고관대작(高官大爵)도

언제 어디서나

떠나는 이 가져갈 것 없고

남은 이도 간직할 것 별로 없구나


이름 새긴 초라한 돌비석(碑石) 하나

며칠 후면 시들어져 버릴 꽃다발 하나

시간이 흐르면 아스라이 희미해질 울음,

같은 하늘땅 갈 때까지 꼭 잡아두고 싶은

그저 위태로운 그 기억(記憶) 하나



by The Happy Letter













기시감(旣視感) : [심리]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일이나 처음 본 인물, 광경 등이 이전에 언젠가 경험하였거나 보았던 것처럼 여겨지는 느낌.(다음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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