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185 by The Happy Letter
화병(花甁)에 꽂혀 있는 너를
처음엔 짐짓 모른 체하였다만
어찌 비위(脾胃) 좀 맞춰 준다고
그새 화분(花盆)까지 넘보는 것이냐
네가 진짜와 너무나 흡사하다지만
사람들이 너를
‘꽃’이라 불러 준다고
네가 정말 꽃인 줄 아느냐
조화(造花)의 다른 말은 가짜꽃일 뿐
꽃향기 그윽하게 풍기지 못하는
아무런 감흥(感興)도 주지 못하는 너를
아무려면, 생화(生花)만큼 좋아할까
생화(生花)자태(姿態) 흉내만 내는 네 모습
화분에 옮겨 심는다고 가려지지 않는다
그 화분에 흙 담고 물 준다고
언감생심(焉敢生心) 없던 뿌리 내리지 않는다
괜히 너스레 떨며 딴청 피우지도 마라
그러다 겨울지나 봄 되면
그 화분 새로 분(盆)갈이 할 때
적나라하게 들통나고 만다
by The Happy Letter
조화3(造花) : 종이, 천, 비닐 등을 재료로 하여 인공적으로 만든 꽃.
짐짓 : 속마음이나 본뜻은 그렇지 않으나 일부러 그렇게.
언감생심(焉敢生心) : 감히 바랄 수도 없음.
분갈이(盆--) : 화분에 심은 화초나 나무를 다른 화분에 옮겨 심는 일.(다음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