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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Nov 21. 2023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위한 글쓰기

브런치 글쓰기(21)


<THL 브런치 글쓰기 습작노트> 매거진에 쓰는 '브런치 글쓰기' 코너는 필자에겐 어느새 글쓰기 힘들 때마다 찾는 쉼터, 쉼표(rest) 같은 곳이 되어 가는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글도 앞선 글에 이어 쓰는 자기 다짐의 연장선에서 짧게나마 기록해 두려는 요즘의 심경에 지나지 않는다. 어쩌면 조만간 브런치 글쓰기를 좀 쉬려고 이러는지도 모른다.


필자의 앞선 글, [어떤 셀프 디스]는 자가진단에 의하면 다분히 글쓰기 슬럼프(slump)의 전조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많은 독자분들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에 힘입어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필자가 야심(?) 차게 준비한 매거진 <이 시각 이 시선 by THL>은 말 그대로 새로운 관점에서 이슈와 문제를 살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민감하고 불편한 이슈를 "방 안의 코끼리"(an elephant in the room)처럼 그냥 두지 않고 조심스레 좀 접근해 볼 요량으로 구상 중인데 무거운 주제들을 글로 쓰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아 고심(苦心)하고 있다.


이미 다들 잘 아시겠지만, '방 안의 코끼리'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누구도 말하지 않는 사건이나 상황"을 뜻한다. 우리 모두가 알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외면하고 싶은 불편한 진실, 논란이 되고 있거나 민감하고 불편한 이슈 등이 해당될 수 있다.


일부러 "삐딱선"을 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아마도 최근 너무 무거운 주제들을 좀 다루어서 기진맥진한 것인지도 모른다. 실상은 이리저리 글을 다듬어보다 지쳐서 그냥 '발행'을 꾹 눌러버리고 나서는 금방 발행한 글에 많은 오타를 발견하곤 황급히 수정하기만 급급(汲汲)하다.


글쓰기에도 인터벌(interval)이 좀 필요한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몇 달 동안 쉬지 않고 너무 달려오다 보니. 책 읽는 것보단 직접 글을 쓰고 발행하는 것이 더 흥미로운 건 사실이다. 여기 일부 소수의 독자들에 의해 잠깐 읽히고는 (더 이상은 아무에게서도 읽히지 않게 되고) 그저 카카오 브런치스토리팀 아카이브(archive)에 깊숙이 파묻히게 되고 말뿐이라 하더라도 그런 글을 계속 쓰고 발행하는 것은 확실히 자기만족 차원이 큰 것 같다. 최소한 필자에게는. 물론 독서할 때는 느낄 수 없는 글 발행 때의 그 설렘과 긴장감도 한몫하겠지만.


그러다 보니 한편으로는 계속 글쓰기를 힘들어하면서도 또 가끔씩은 책만 읽기가 너무 힘들면 글 쓰는 재미와 글 발행하는 즐거움을 다시 그리워하게 되고 어느새 키보드를 두드리게 된다. 중독 증세인가?




누가 그랬던가, 살면서 모든 일, 모든 행위에 의미를 너무 딥(deep)하게 파고들지 말라고? 아무리 파고들어도 뾰쪽한 해답을 찾지 못하면 (정신 건강에 안 좋고) 오히려 더 우울(depressed)해질 수도 있다고?


이 글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위한 글쓰기] 제목처럼 힘을 빼고 부담감 없이 유머(humor)와 해학(諧謔)이 있는 글을 쓰고 싶은데 필자의 생각과 경험이 변변치 못한 탓인지 잘 되지 않고 글 쓸 때마다 힘만 잔뜩 들어간다. 그냥 편하게 생각하고 편하게 쓰자. 브런치북 발간이나 응모, 주간 연재 발행, 후원금, 응원하기 등 모든 것 다 제쳐두고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위한, 무엇보다도 먼저 자기 자신을 위한 글쓰기에만 집중하자고 스스로 되뇐다.


여담이지만, 다른 작가분들은 남편을 "장항준"으로 만들겠다고 해서 경탄(驚歎)을 금치 못했다. (좋은 뜻이니 오해하지 마시기 바람.) 이런 호기(豪氣)에 찬 작가분들의 말을 들으니 필자는 (비록 지금 '취미'로 쓴다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너무 '동기부여' 부족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단순히 취미로 쓰는 글이라도 모든 일에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절감하는 요즘이다. 그래서 어찌 보면 어떤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스스로 기한을 정해두고 글 발행수를 목표로 정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마저도 부족한 가 보다, 꿈과 목표는 원대(遠大)하게 정해야 한다고 했으니.




어쨌거나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위해' 시작한 글쓰기가 또 다른 스트레스의 원천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일로 인한 다른 스트레스도 많지만 최소한 지금 이 순간에 큰 즐거움이자 행복감을 주는 글쓰기의 마력(魔力)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자기 다짐처럼 확신하며 지금 못하면(못쓰면) 나중에도 못한다는 말을 주문처럼 되내며 이만 글을 마친다.


마지막으로 행복론과 행복학의 대가인 Paul Dolan 교수의 책 중에서 말미의 인상 깊은 구절(句節)을 옮겨 기록하며 일상 속 글쓰기가 지금 이 순간 삶의 큰 행복과 의미임을 스스로 다시 한번 더 되새겨본다.



I have thought long and hard about how to finish this book, especially because, as we know, it might end up being your abiding memory of all that I have written. So let me just restate that future happiness cannot compensate for current misery; lost happiness is lost forever. Powered by your own supercharged attention production process, there is no better time than now to crack on with finding pleasure and purpose in everyday life.(p.194). [Happiness by Design : change what you do, not how you think] by Paul Dolan.








다음 [어학사전] :

슬럼프(slump) : 심신의 상태 또는 작업이나 사업 따위가 일시적으로 부진한 상태.

방 안의 코끼리 : 누구나 잘못되었음을 알고 있지만 아무도 언급하지 못하는 무거운 문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삐딱선(--線) : 무언가가 못마땅하여 말이나 행동 따위가 비뚤어져 있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해학(諧謔) : 세상사나 인간의 결함에 대한 익살스럽고 우스꽝스러운 말이나 행동.

마력(魔力)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거나 현혹시키는 이상야릇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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