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내 글 쓰는 사람은 많아도 글 읽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회원 작가들이 새로 올리는 발행글들이 매일매일 너무 많아 물리적으로도 시간상 그 방대한 양의 글들을 일일이 다 확인하기 조차 어렵다. 그중에 아주 작은 일부의 글이라도 찾아 챙겨 읽기가 만만찮다. 그러다 보니 저마다 글을 발행하고 올리기 바쁜 작가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글이 별로 조회가 많이 안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쩌면 몇몇 유명 인기작가들과 알고리즘이나 브런치팀 에디터에 의해 메인창에 걸린 인기 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글들은 조회가 (잘 쓰고 못쓰고와 무관하게) 기대만큼 많지 않은 게 구조적으로 피치 못할 현실인 것 같다.
그래서 필자는 취향(?)에 맞는 글을 찾아 읽으려 애쓴다. 흥미를 유발하고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글들을 찾아 읽다 보면 브런치 내 '숨은 보석' 같은 글들이 정말 많이 있다는 것을 새삼 더 느끼게 된다. 최근엔 무미건조하고 사뭇 진지한 글만 발행하는 필자와는 달리 약간 '개그욕심'을 내는 맛깔스러운 글도 읽게 되었는데 모처럼만에 유쾌하고 경쾌한 톤의 글을 접하고 웃음 지을 수 있어서 흐뭇했다.
각설하고, 이번 글에는 독일 일상 이야기를 하나 할까 한다.
한국에도 운동과 여가 활동으로 자전거 타기 열풍이 불어 취미 동호회들도 많이 생기고 자전거길을 따라 어떤 코스로 어디까지 종단, 횡단하는 일정을 떠나기도 한다고 들었다. 야외 스포츠로서 자전거 사이클링(cycling)을 위해 동반되는 자전거 용품 관련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산악자전거'(山嶽自轉車)라 불리는 '마운틴 바이크'(MTB : Mountain Bike) 등 고가 자전거 판매도 증가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자전거 타는 인구가 많이 늘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안타깝게도 각종 사고 뉴스도 많이 들린다. 도심 차도변이나 강변로에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자전거 전용 도로(자전거 길)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도 자동차와 큰 사고가 나거나 자전거 타는 사람들끼리 또는 보행자와 부딪혀 많이 다치는 위험한 경우도 종종 듣고 있다.
여기 사람들은 등하교, 출퇴근 시에도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주말에 운동삼아 2~30km 자전거 사이클링(cycling)하는 게 거의 일상인 애호가들도 많다. 그래서 여기 독일에 살면서 본 자전거 교통문화와 그 차이를 좀 살펴보며 필자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독일 사람들이 자전거 잘 타는 이유 3가지]를 서술해 보고자 한다.
1.
여기서 일단 가장 큰 차이는 자전거를 대하는 '개념'이 좀 다르지 않나 생각한다. 바이크(bike)로 통칭되는 오토바이(motorcycle)와 같은 이륜차 바이크(bike) 뿐만 아니라 자전거(bicycle)도 넓은 범주에서 "차(car)의 일종"이라는 인식을 갖고 자전거 관련 도로교통법을 엄격히 적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전거 운전면허증'[Fahrradführerschein]이 따로 있다.(농담 아님!) 면허증이 있다는 것은 시험이 별도로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맞다.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이 있다. 언제 시험을 보고 언제 자전거 운전면허증을 따느냐면, 바로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에서 시험을 본다. 교통경찰관 입회하에. 그리고 교통경찰과 함께 실제 차 다니는 도로로 나가 실기 시험도 본다. 이때, 경찰과 학교 선생님, 학부모가 예닐곱 명 규모의 소그룹으로 이루어진 학생들의 자전거 무리 앞뒤로 가이드하면서 같이 자전거를 탄다.
대부분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 수업의 일환으로 실행되는 교통법규준수 수업과 자전거 면허증 따기는 거의 "필수"라고 생각한다. 도로 안전주행 교육과 도로교통법 준수를 배우고 만약 시험에 떨어지면 재응시하고 반복하면 된다.
2.
그다음은 교통질서 준법정신이다. 물론 여기는 작은 위반에도 벌금이 아주 세다. 단순한 주정차 위반 벌금 딱지(ticket)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비싸다. 좀 심한 과속이나 신호위반의 교통법규 위반이면, 벌점과 벌금, 면허정지 몇 개월 등 3가지 모두 다 트리플로 동시에 날아오기도 한다.(지난해부터는 벌금이 더 많이 올랐다.)
"차선 변경 시 반드시 깜빡이를 켭시다."라고 자동차 운전 캠페인 때 강조하듯 자전거도 방향(차선)을 바꾸기 전에 미리 '자동차 깜빡이'를 대신해서 왼팔 또는 오른팔을 뻗어 반드시 '수신호'(手信號)를 해야 한다.
여긴 초등학교 학생들도 등하교 때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닌다. 출근길 붐비는 찻길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자동차들 사이에 어린 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비보호 좌회전을 앞두고 왼쪽 핸들을 놓고 (좌회전 깜빡이 대신에) 왼팔을 쭉 뻗어 수신호를 하며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 불안해 보이다가도 다른 한편으론 경이(驚異)롭기까지 하다. 그만큼 서로서로 조심하며 교통 신호등(법규)을 잘 지키는 편이다.
3.
마지막으로 배려와 양보하는 마음이 보인다. 그만큼 '양보 운전'이 생활화되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여기는 긴급상황이 아니면 경적(klaxon)을 좀체 울리지 않는다. 가끔씩 차가 많이 막히고 복잡한 상황이 되더라도 도로는 조용(?)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차보다는 '보행자 우선'이다. 신호등이 없더라도 횡단보도 표시가 있는 건널목에선 보행자가 길을 건너면 (건너려는 의사를 보이기만 해도) 차는 무조건 서야 한다. 심지어 횡단보도 표시가 없는 데도 보행자가 길을 건너려는 의사를 보이면 서야 할 때도 있다.
교통법규만 잘 지키면 독일은 도로에서 자동차 운전하기는 어렵지 않다고들 말한다. 자전거도 마찬가지다. 그 대신 자동차 운전면허증 따는 데는 시험도 까다롭지만 한국 대비 몇 배로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 그래서 곧 면허취소될 정도로 벌점이 많이 쌓인 운전자들은 더욱 더 조심해야 한다.
독일의 자전거 관련 도로교통 문화를 쓰면서 한국의 새로운 열풍인 자전거 타기, 퀵서비스 라이더와 음식 배달 라이더 등이 타는 바이크(bike), 또 편리함 보단 위험성이 더 많다고 논란이 되고 있는 전동킥보드 등으로 인한 각종 교통사고와 사망사고 증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독자분들 모두 다 늘 안전 운전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