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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Nov 27. 2023

산책 1

THL 창작 시(詩) #15 by The Happy Letter


산책 1



차가운 겨울바람 코끝 앞에 왔는데

마치

지나가는 계절 멈추려는 듯

아직 떨어지지 못하고

초조하게 서성대는 산책길 단풍잎들


차가운 새벽이슬 맞으며

추위에 떨고 있는 색 고운 단풍잎들,

이제는

아무런 두려움 없이

아무런 미련 없이

있는 그대로 이 세상 떠날 수 있기를


이 세상 다시 태어나면

그때는

아무런 의심 없이

아무런 과욕(過慾) 없이

있는 그대로 이 세상 바라볼 수 있기를


이 세상 다시 태어나면

행복이 뭔지는 몰라도

불행이 뭔지는 아니까

더 이상 불행하지 않기를


이 세상 다시 태어나면

지나가는 소낙비에 떨어지는 꽃 흉내 보다

비바람에도 꺾어지지 않는

풀잎처럼 살 수 있기를


이 세상 다시 태어나면

마치

처음 오는 세상인 듯

매일 경탄하며

경이(驚異)에 찬 눈으로 이 세상 바라볼 수 있기를



by The Happy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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