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15 by The Happy Letter
차가운 겨울바람 코끝 앞에 왔는데
마치
지나가는 계절 멈추려는 듯
아직 떨어지지 못하고
초조하게 서성대는 산책길 단풍잎들
차가운 새벽이슬 맞으며
추위에 떨고 있는 색 고운 단풍잎들,
이제는
아무런 두려움 없이
아무런 미련 없이
있는 그대로 이 세상 떠날 수 있기를
이 세상 다시 태어나면
그때는
아무런 의심 없이
아무런 과욕(過慾) 없이
있는 그대로 이 세상 바라볼 수 있기를
이 세상 다시 태어나면
행복이 뭔지는 몰라도
불행이 뭔지는 아니까
더 이상 불행하지 않기를
이 세상 다시 태어나면
지나가는 소낙비에 떨어지는 꽃 흉내 보다
비바람에도 꺾어지지 않는
풀잎처럼 살 수 있기를
이 세상 다시 태어나면
마치
처음 오는 세상인 듯
매일 경탄하며
경이(驚異)에 찬 눈으로 이 세상 바라볼 수 있기를
by The Happy 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