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26 by The Happy Letter
온통 하얗게 눈 덮인
마을 골목길 벗어나
숲 속 눈길 따라 걷다 보니
앞서간 사람 발자국들 어지럽게 남아있다
한평생 사람이 드러낸 감정은
자기 얼굴에 남아 쌓이고
한평생 사람이 행한 언행은
그 발자취로 남는다는데
지금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 내 모습처럼
추운 겨울 하얀 눈길 위
내가 걸어온 발자국처럼
잘난 체한 내 교만(驕慢),
우쭐거린 내 자만(自慢)
내 지나온 길 위에
선명(鮮明)하게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 같아
한껏 움츠린 어깨로 고개 숙인 채
산책 길 반환점 돌아가는 내 발걸음
오늘따라 유난히 무겁다
by The Happy 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