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223 by The Happy Letter
처음엔 슬쩍 쳐다보기만 했다
화려한 주홍색 꽃치장(治粧)한
그 흔한 홋카이도Hokkaido들 뒤에 가려진 너를
물끄러미 바라만 보다가 말 한번 못해보고
그냥 지나가고 말았다
붐비는 그 동네 노천(露天)시장
곧 다시 와볼 거라며 가던 발길 재촉한 게 잘못이었다
얼마 후 그 자리 다시 오니
아, 너는 더 이상 거기에 없었다
주말이면 그 시장 다시 열리는 시간만 기다렸다
미리 나와 여기저기 한참을 찾아 헤매다가
끝내 너와 재회(再會)하지 못하고
나는 쓸쓸히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올 가을 깊어가니 너를 향한 마음도 더욱 간절하다
나의 사모(思慕)의 감정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을까
너의 ‘풍미’(風味)를 무엇에 비할 수 있을까
너를 애타게 기다리는 내 마음
너를 다시 만나면,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이젠 감추지 않고 숨겨온 그 마음 그대로 다 말하리라
설익은 듯한 초록색 수더분한 네 모습에
네 진면목(眞面目)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말았다고
by The Happy 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