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명절 연휴 잘 보내고 있나요?
멀리 타지에서 객지생활하는 사람들에겐 고향 생각이 더욱더 간절한 나날들입니다. 가족과 가까운 친인척분들도 많이 생각나고 먼저 세상을 떠나신 분들도 많이 그리워집니다.
오늘은 필자가 발행한 창작시 중 [가족사진]이라는 제목의 시를 이 글 맨 아래에 별도로 첨부합니다. 주말에 장 보러 마트에 갔다가 ‘서양배’가 빼곡히 담긴 매대를 보고 가족을 생각하며 울컥했는데 그때 그 순간에 떠오른 감흥을 그대로 담아서 지어본 시(詩)였습니다.
예전에 아주 어릴 때 시골에 사시던 할머니를 찾아뵈면 할머니는 가끔씩 입안에서 ‘틀니’[의치]를 꺼내 세척을 하시곤 했어요. 그 당시 틀니를 난생처음 보았을 때 필자로서는 어린 마음에 많이 놀랐는데 할머니는 갓난아기처럼 치아가 없는 잇몸을 그대로 활짝 다 드러내며 해맑게 웃으셨어요.
요즘처럼 인공치아를 이식하는 임플란트(implant)가 보편화되기 전인 아주 옛날이야기이지만 나도 나이 들면 이[치아]가 다 빠지게 될까 봐 무서워한 적이 있었습니다. 실제 현실적인 측면으로 치아가 몇 개라도 빠져 없거나 상해서 탈(頉)이 자주 나면 마음대로 씹어먹지도 못해 누구든지 오래 그리고 건강하게 사는데 큰 문제가 됩니다.
이 틀니가 실은 - 지역마다 풍습이 좀 다른 지는 모르겠지만 - 그 기능으로도 아주 중요할 뿐만 아니라 우리 ‘신체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뒤였습니다. 어느 장례식에서 화장(火葬)할 때 고인(故人)의 틀니를 찾아 꼭 함께 화장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는 안경이나 보청기, 지팡이 등과는 달리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명절날 찾아가면 매번 어서 오너라, 밖에 많이 춥지 하시면서 손잡고 따듯한 아랫목으로 끌어주시던 할머니가 오늘따라 더 많이 보고 싶어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