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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fing with Sartre

by The Happy Letter


다행히 세상에는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좋은 책들이 많이 있다. 그로 인해 흥미로운 스토리에 감동할 수도 있고 지식을 얻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독서라는 간접 경험을 통해 우리 삶에 뜻깊은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세상에 나온 온갖 책들을 다 읽어볼 순 없는 노릇이다. 우리에겐 가용할 수 있는 삶의 시간과 에너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여기 필자의 브런치 글쓰기 공간[글집]에 개인적인 독서에 관한 기억 하나를 짧게 기록해두고자 한다. 이번에 기록해 두려는 책은 필자 나름대로 삶의 의미를 찾아가다가 만난 책인데 ‘책제목’이 열일했다 싶다. 어쩌면 누군가에겐 이 책을 집어드는 데 아마도 반 이상은 기여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책 제목만으로 이 책을 읽은 것은 아니다. 이 책 작가 Aaron James의 전작(前作)과 이력도 영향을 미쳤다.)


<Surfing with Sartre>(2017)라는 책제목처럼 첫 이미지만 보더라도 좀 팬시(fancy)한 느낌을 주는 이 책은 서핑(surfing)에 관한 책이기도 하면서 또한 동시에 그런 책이 아니기도 하다.


“This Book Is About Surfing, and Not”(p.1)


책 부제인 [an aquatic inquiry into a life of meaning]이 말하듯 궁극적으로는 우리 인생의 의미를 묻고 천착(穿鑿)해가는 철학적 사유의 서술이기 때문이다.(저자는 실제로 “a skilled, lifelong surfer”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그 살아가는 이유와 또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설파하고 논증하는 글들은 이 세상에 무수히 많다. 동시에 우리는 이러한 테마에 대해 철학자 등 사람마다 접근하는 방식과 논리의 가치기준이며 어필(appeal)하는 방법과 시도도 다양함을 볼 수 있다.


파도와 바람, 예측불허의 날씨와 조화롭게 잘 어울려야 하는 ‘서핑’(surfing)이라는 레저 스포츠의 비유와 대입을 통해 풀어내는 저자의 사유와 위트(wit)는 - 동의 여부를 떠나 - 필자를 처음부터 사로잡았으며 읽는 내내 경탄하게 만들었다.


또한 저자는 그 서술 과정 속에서 ‘서퍼의 마인드’를 철학적을 사유하며 우리를 형이상학(metaphysics)으로까지 이끌고 간다.


“To be fair, the meaning of surfing isn't obvious to anyone. Few professional philosophers surf. And most surfers are more interested in surfing than talking or writing about the idea of surfing, let alone strenuously philosophizing about it.”

(p.21 *필자의 주) 밑줄은 필자가 추가함. 저자의 원문엔 이탤릭체로 표기되어 있음)


여기 필자의 짧은 글에서 다 소개할 순 없지만 인상 깊은 한 대목은 이 책의 저자인 Aaron James도 Mihaly Csikszentmihalyi의 [Flow] 개념과 의미를 언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서퍼에게 “맥 빠진 메타포”(“a soggy metaphor”)만은 아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오늘도 살아가는 이유와 또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사유를 계속하게 만드는 이 책 속 한 구절을 아래와 같이 인용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


A SURFER GOES ALONG with a flow, finding a sublimely beautiful relationship with a wave. So talk of "going with the flow" is not just a soggy metaphor. Surfers quite literally do it, many of them regularly, day after day, year after year, from youth through retirement. For the most fortunate, it's the main way they've spent their limited time under the sun.(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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