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51 by The Happy Letter
새는 맞지만
날지는 못한다
혼자서도 못날고
함께 무리 지어서도 못난다
저 푸른 하늘 높이
마음껏 자유롭게 날고 싶어도
우리는 날지 못하는 새다
비록 날지 못하는 새일지라도
혼자서도 못날고
함께 무리 지어서도 그 하늘 높이는 못 날아도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위태롭게 뒤뚱뒤뚱 걸어도
살아가는 방도(方道) 다 있다
우리처럼 물속 헤엄 잘 치는 새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하늘 높이 우러러보는 세상만 세상이냐
깊은 바다도 우리들 멋진 세상이다
저 멀리 하늘 높이 나는 다른 새들과
좀 다르게 생겼을 뿐
비록 날지 못하는 새일지라도
살아가는데 아무 문제없다
혹독(酷毒)한 남극의 강추위에도
칼바람 눈보라 몰아치는 허허벌판,
잠시라도 피할 둥지조차 없어도
우리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온몸으로 한파(寒波)를 맞으며 견뎌낸다
하지만 얼어 죽는 펭귄은 없다
펭귄은 늘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둘러서서 연대(連帶)하고 서로 보호막이 되어준다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다
그 추위와 시련(試鍊) 함께 이겨내기 위해
우리는 절대 혼자 서 있지 않는다
비록 저 푸른 하늘 높이
날지 못하는 새일지라도
by The Happy Letter
연대(連帶) : 한덩어리로 서로 굳게 뭉침. (다음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