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45 by The Happy Letter
왠지 모르게 들뜨는 한 해 마지막
보고 싶은 인물 더 생각난다
연락처 목록 가만히 들여다보니
서로 뜸해 적조(積阻)했던 친구,
분주한 일상 속 그때그때 주고받아
누가 누군지
긴가민가 하는 이름도 많다
낯설어진 기억 속 옛 이름들
남은 인생 '정치'할 거 아니면
연말이니 새해니 핑계 삼아
나도 이제 그 어색해진 이름들
하나 둘 지워가야 하나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그 친구도 삶의 비애(悲哀)로 힘들 때
내가, 나의 위로가 필요할 때
마치 어제 함께 울며 웃으며 술 한잔 한 것처럼
불쑥 말을 걸어올지도 모르잖아
그 옛 친구도 아직
내 번호 고이 저장해 두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나도 이참에
내 마음속 절대 지워지지 않는
'찐친' 폴더 하나 추가 해봐야 하나
올해 마지막 다 지나가기 전에
연말이니 새해니 구실(口實) 삼아
메시지라도 한번 먼저 보내 봐야 하나
by The Happy Letter
적조2(積阻) : 오랫동안 서로 소식을 주고받지 못함.
친구1(親舊) :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
비애(悲哀) : 슬픔과 설움.
찐친[眞親] : ‘진짜 친구’를 속되게 이르는 말.
(다음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