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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Jan 28. 2024

겨울새

THL 창작 시(詩) #85 by The Happy Letter


겨울새



새가

다녀갔나 보다

눈 쌓인 베란다(veranda) 위 그 발자국


밤새 내린 눈에

어제의 흔적(痕跡) 다 덮였지만

오늘 아침 발자취 아직 또렷이 남아 있다


그 자리 차가운 눈 밑에

무얼 두고 왔기에 또다시 왔나

겨울 양식(糧食) 그 간절한 먹이 다시 찾으러 왔나


이른 아침 새 한 마리

한참 서성대며 주위를 맴돌다

멀찍이 떨어져 앉아 꽁지 까닥거리며 쳐다만 본다


그저 눈 녹기만 기다리는 걸까

한겨울 어떤 축복(祝福) 같은 따스한 햇살에

이 눈 어서 다 녹아 없어지기만 기다리는 걸까


어쩌면 어제의 아쉬움과 미련(未練),

마음속 얼어붙은 그 상흔(傷痕)도

눈처럼 다 녹아 없어지길 기다리는 걸까



by The Happy Letter













흔적(痕跡) : 어떤 일이 진행된 뒤에 남겨진 것. 또는 그런 자취.

상흔(傷痕) : 상처를 입은 자리에 남은 흔적.

미련2(未練) : 품었던 감정이나 생각을 딱 끊지 못함.

해빙(解氷) : 1. 서로 대립하던 세력 사이의 관계가 부드럽게 누그러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기본의미) 얼음이 풀림. (다음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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