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85 by The Happy Letter
새가
다녀갔나 보다
눈 쌓인 베란다(veranda) 위 그 발자국
밤새 내린 눈에
어제의 흔적(痕跡) 다 덮였지만
오늘 아침 발자취 아직 또렷이 남아 있다
그 자리 차가운 눈 밑에
무얼 두고 왔기에 또다시 왔나
겨울 양식(糧食) 그 간절한 먹이 다시 찾으러 왔나
이른 아침 새 한 마리
한참 서성대며 주위를 맴돌다
멀찍이 떨어져 앉아 꽁지 까닥거리며 쳐다만 본다
그저 눈 녹기만 기다리는 걸까
한겨울 어떤 축복(祝福) 같은 따스한 햇살에
이 눈 어서 다 녹아 없어지기만 기다리는 걸까
어쩌면 어제의 아쉬움과 미련(未練),
마음속 얼어붙은 그 상흔(傷痕)도
눈처럼 다 녹아 없어지길 기다리는 걸까
by The Happy Letter
흔적(痕跡) : 어떤 일이 진행된 뒤에 남겨진 것. 또는 그런 자취.
상흔(傷痕) : 상처를 입은 자리에 남은 흔적.
미련2(未練) : 품었던 감정이나 생각을 딱 끊지 못함.
해빙(解氷) : 1. 서로 대립하던 세력 사이의 관계가 부드럽게 누그러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기본의미) 얼음이 풀림. (다음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