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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시간』을 읽고

한강 장편소설, 문학동네 2011

by The Happy Letter


어떤 작품은 단숨에 읽어내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선뜻 손에 들지 못해 몇 차례나 미루고 미루다가 읽기 시작했지만 중간에 몇 번이나 그만두어야 했던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를 읽을 때처럼.


소설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그 작품을 쓴 작가가 창조(創造)해 놓은 새로운 세계(世界)를 경험하는 일이다. 때로는 그 특별한 경험이 독자를 좀 들뜨게도 만들고 흥분시키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읽어가는 내내 한 장 한 장이 아프고 쓰라릴 때도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아주 우연히라도 독자가 잊고 지냈던 어떤 기억이나 상상 속 ‘경험’과 맞닿아 있을 때면 몹시 고통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최근에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문학동네 2011)을 읽었다. 사적인 감정을 담은 한 줄 감상평조차 쓰기 어려울 정도로 진한 여운을 남긴 작품이었다.


이 책 말미에 적힌 ‘작가의 말’(p.193)처럼 감명 깊게 읽은 이 소설과 함께 한 “각별했던 그 순간들의 빛을 잊지 않고 싶”어서 한강 작가를 향한 감사의 마음으로 여기에 짧게 기록해 둔다.


한강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 문학동네 2011 (광고 아님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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