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늘 기다림의 연속이라지만 제때 오지 않는 공항버스를 기다리는 일은 사람을 특별히 더 초조하게 만들고 만다. 새벽 찬공기를 가르며 불어온 바람은 혼자 오지 않았나 보다. 검은 아스팔트asphalt 저 밑 깊게 묻혀있던 눅눅한 기억 같은 흙냄새가 내 코앞에 확 풍겨온다. 문득 여태 답장이 오지 않는 까닭을 알고 싶어졌다. 순간 버스정류장에 서서 기다리던 그 버스는 잊은 채 오래전에 내가 보낸 그 편지의 내용이 생각나지 않아 갑자기 안절부절못한다. 아마 그날도 나는 공항에서의 이별을 제일 싫어한다고 썼는지도 모른다. 버스처럼 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흔들 수 없기 때문일까? 서서히 출발하는 기차를 따라 창가에 비치는 얼굴을 쳐다보며 잠시라도 함께 뛰어갈 수 없기 때문일까? 지금 누구를 만나러 가는 건지 혹은 어디로 떠나가려고 하는 건지 누가 물어볼까 겁나 괜스레 아무도 없는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나는 버스를 기다리지만 그 ‘비행기’처럼 예정되어 있다할지라도 내 생生의 아무것도 나를 끝까지 기다리지는 않을 것임을 미리 알고 있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