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 Happy Letter Mar 02. 2024

MANCHESTER BY THE SEA

<맨체스터 바이 더 씨>(2017)


<MANCHESTER BY THE SEA>(2017) written and directed by Kenneth Lonergan




오랜만에 말 그대로 '지극히 사적인 일상'으로 깊은 사색에 빠지게 만든, 필자에게 울림이 컸던 영화 한 편 올립니다.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고통스럽게 헤어지고 나면 새로운 대상을 찾아 새로운 사랑에 빠져보려 애쓰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 목적을 가진 사랑도 가능할까요? 과연 '그 사랑'으로 앞선 사랑의 이별의 아픔도 지워질 수 있을까요?


저마다의 인생(人生)길에 살다 보면 내 의지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고 또 때로는 나의 힘과 노력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처참한 시련(試鍊)이 평범한 우리에게 어느 날 느닷없이 닥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살면서 혼자 감내(堪耐)하기 어려울 만큼 큰 슬픔과 고통을 맞이하게 되면 아마 이 영화를 찾아 숨죽이며 다시 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흐느끼며 혹은 울음을 삼키며 보게 된다 하더라도 지금은 어떤 슬픔을 다른 '새로운 슬픔'으로 지울 수 있는지 (아니면 대체할 수 있는지) 여전히 알 수가 없습니다. 어떤 고통을 다른 '새로운 고통'으로 지울 수 있는지는 더더욱 모릅니다.


하지만 한동안 바닷가에는 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의 슬픈 기억과 사람들의 우울한 표정, 그 스크린 가득 채운 애처로운 전개에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어요. 그 애잔한 음악은 차마 말로 표현하기조차 힘듭니다.


'기억'속 과거에 대한 우리의 회한(悔恨)이 사람을 울리는 걸까요? 아니면 그렇게 날아가거나 멀어지지 않고 여태 우리 곁에 맴도는 '기억'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는 걸까요?


케네스 로너건(Kenneth Lonergan) 감독의 영화 <Manchester by the Sea>(맨체스터 바이 더 씨 2017)를 보는 동안 떠오른 이런저런 상념(想念)을 가슴 한 곳에 묻어두며 잊지 않기 위해 그저 여기에 기록해 둘 따름입니다..








P.S. : 필자의 보잘것없는 졸고(拙稿)를 늘 챙겨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독자분들 모두 다 건강하시고 뜻깊은 연휴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혹시 쿠팡플레이 드라마 <소년시대> 봤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