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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Mar 04. 2024

세상 점잖은 화장실 이야기

독일 산책길 DOG STATION - Hundekotentsorgung


주의) 이 글에는 '화장실'(化粧室) 관련 이야기가 아주 적나라하게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린다. 혹시 지금 식사 중이신 분들은 지금이라도 이 창을 떠나셨다가 식사 시간 이후 나중에 읽으시길 권한다.(물론 개의치 않으시면 바로 계속 읽으셔도 되고)






평소 독일의 자연환경보호 이슈나 동물보호 등에 관한 기사들을 많이 접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내용은 좀 다른 차원의 동물과 관련된 테마이다.


여기서 산책하면서 볼 수 있는 반려동물 중 주로 개(강아지)를 동반한 산책문화와 그들의 견변(犬便 dog poop)에 관한 이야기를 쓸려고 한다.


동네마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산책길에 'DOG STATION'이라고 쓰인 쓰레기(휴지)통 비슷한 것을 볼 수 있는 데, 이것은 바로 개들이 산책 중에 배변(排便)한 경우를 대비해서 마련해 놓은 일종의 '견변처리함' 같은 것이다.


이 견변처리함[Hundekotentsorgung]의 위쪽 부분에는 붉은색의 비닐봉지가 들어있어 편리하게 한 장 씩 뽑아쓸 수 있으며, 견주(犬主)는 개가 배변해 놓은 것을 이 비닐봉지에 싸서 아래에 보이는 견변처리함에 넣으면 된다.(*아래 첨부한 사진 참조)



만약에 산책길에 이런 'DOG STATION'이나 이와 유사한 견변/배변처리함이 안 보이면 견주는 자기가 휴대하고 다니는 비닐봉지에 견변(dog poop)을 넣고 싸서 집으로까지 가져가서 버려야 한다. 그래서 개와 산책을 나서는 견주는 항상 견변처리용 비닐봉지를 몇 장씩 가지고 집을 나서야 한다.


이는 단순히 사람이 걸어 다니는  산책"길"위에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동반한 개가 길을 벗어나 숲 속으로 들어가서 배변을 해도 (같이 따라가야 하고) 찾아서 수거해야 한다.


만약에 개주인이 견변을 미수거(未收去)할 경우, 견주(犬主)를 신고/고발할 수도 있고, 독일 내 지방정부별로 다소 금액 차이는 있으나, 해당 관할 지자체나 관공서를 통해 그 위반사항과 위반정도에 따라 벌금을 내야만 한다. 기분 좋게 걸으며 산책하다가 견변을 밟은 사람의 심정이 되면 이런 문화와 벌금 제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참고로, 독일에는 개를 키우는 가정은 마리당 dog tax [Hundesteuer]를 별도로 납부해야 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도 반려동물(혹은 애완동물 pet)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여 반려견 또는 반려묘(애완견, 애완묘 등)에 대한 이슈들도 많아졌다.


새로운 트렌드(trend)가 되어 가는 반려동물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이야기들 중에서 공공장소, 산책길 등에서 반려동물 관련된 에티켓(etiquette) 문제라든가, 또는 캣맘/캣대디(Cat Mom/Cat Daddy)의 길고양이 먹이 주기 찬반 논쟁, 동물 애호가와 동물 학대 논쟁 등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될 정도라고 들었다.


이에 덧붙여, 출산율 저조의 여파인지 모르지만 아기 유모차가 아니라 애견(강아지) 유모차나 펫(pet) 유모차가 엄청난 고가에도 최근 수요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를 듣고는 필자도 많이 놀랐다.






글을 마치며 좀 다른 차원의 화장실 이야기를 짧게 덧붙인다.


독일에는 고속도로 휴게소, 기차역 대합실 등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화장실들이 대개 무료(free)가 아니다는 사실은 유럽여행 다녀가신 분들은 아실 것이다.


대부분 이런 화장실들은 돈을 먼저 내고 들어가야 한다. 예를 들어, 잔돈을 70 cent (요즘은 인상되어 1유로 정도) 넣어야 문이 열리는 경우도 있으므로 반드시 유로(Euro)화 잔돈 동전(coin)도 얼마 정도는 늘 지니고 다녀야 한다.


패키지(package) 상품으로 여행사(가이드)와 같이 다니는 여행용 버스의 경우에도 탑승전에 미리미리 화장실을 먼저 다녀오시는 편이 낫다.


2층 버스에는 화장실이 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냄새 등 이런저런 이유로 웬만하면 사용하는 것을 지양하는 편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 버스의 형태(버스 내 화장실 유무)와 이동 소요시간 등을 미리 잘 확인하여 갑작스러운 생리적 현상으로 인해 즐거워야 할 여행에 (평생 잊지 못할 흑역사로 남을지도 모를) 곤란한 일을 겪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낯선 곳으로 간 긴 여행 중 가장 곤혹스러운 일은 대소변을 참는 일이고, 또 하필 그때 그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에 낯선 곳에서는 그 화장실을 제때 금방 찾기가 제일 어렵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언제 어디서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해외여행 관련 멋진 경치와 풍경, 맛있는 현지 맛집 방문과 그 이국적인 "낯선" 음식 등을 먹고 직접 체험하며 다니는 (말도 잘 통하지도 않는) 외국 여행지에서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여담이지만, 최근 여배우 등 연예인 몇 명이서 "자유여행"으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TV 예능 프로그램들이 인기라는 데, 실제 우리가 떠나는 <현실판> 자유여행의 모습은 이와는 좀 많이 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야 그 TV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진들이 먼저 사전 답사도 다녀올 것이고, 또 그 여행에 같이 동행하는 제작진들(감독, 작가, 촬영 스탭 등) 인원도 많을 것이다. 갑자기 "급한 소식"(신호)이 오는 일이 생기면 어찌어찌 주변 도움을 받거나 녹화용 카메라 다 끄고 온 제작팀이 '급하게' 인근에서 가장 가까운 화장실 찾기에 올인할 수도 있을 것이고.


어쨌거나 "급한 신호"가 왔을 때 급하게 화장실을 찾아야 하는 문제는 개(강아지)나 사람, 누구에게나 매우 현실적인 고충(苦衷)임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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