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 여기저기 정처定處 없이 떠다니는 구름 같은 생生을 한평생 부러워만 하다가 어느 겨울 갑자기 사후死後 세계를 믿느냐는 물음만 남기고 그는 떠나버렸다. 나는 아직 갈길이 멀어 지친 발걸음 잠시 좀 쉬려다가 하마터면 -흙을 떠 덮지 않았어도 적나라하게 뚱그스름한- 그 형체를 알아보지 못해 그 봉분封墳에 주저앉을 뻔했다. 흔한 비석碑石 한 기基도 세우지 말아 달라 유언했는지는 모르지만 놀란 가슴 쓸어내리던 나는 비록 아무것도 모른 채 한 줌 재로 이 세상 떠나고 말더라도 살아있는 나무밑 “수목장”樹木葬은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만 문득 머릿속에 떠올랐다.
봉분(封墳): 흙을 둥글게 쌓아 올려서 무덤을 만듦. 또는 그 무덤.
수목장(樹木葬): 시체를 화장한 뒤 뼛가루를 나무 밑에 묻는 장례.(Daum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