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대기실에 무료한 시간 어쩌지 못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한 아이가 갑자기 멈춰 서더니 물끄러미 쳐다본다. 한 구석에 백발白髮 노인이 약봉지를 풀더니 갖가지 약들을 차례로 꺼내 하나둘씩 손바닥에 놓고 있다. 형형색색形形色色 그 색깔과 모양이 달달한 캔디 같아 보인다. 나는 고개 돌려 하릴없이 의자 옆 잡지며 사보社報를 들춰보다가 불현듯 불안해졌다. 오늘 나는 아침 약을 다 먹었던가, 혹시나 급하게 나오느라 잊었나, 약을 커피랑 같이 먹어도 괜찮은 걸까?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여태 내내 단맛만을 찾아다니다 나도 이제 어느새 쓴 약들을 삼켜야 하게 되었구나, 그것도 매일. “너무 써!” 소리치며 쓴 약을 막 뱉어내려는 아이처럼 문득 다시 궁금해진다. 근데 치유治癒한다는 그 약은 왜 늘 입에 쓸까? 정말 “쓴 약”만 몸에 좋은 걸까?
형형색색(形形色色) : 모양이나 빛깔이 서로 다른 여러 가지.(Daum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