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감이란 어떤 느낌일까? 스스로 늙었다고 느끼지 못한 채 늙어가는 것에 관하여 문득 떠오른 단상을 - 글이 자기 객관화가 좀 안되었더라도 혹은 "산"으로 가더라도 - 그냥 잊기 전에 적어둔다.
마을마다 동네마다 경로당이나 마을회관(문화센터) 등에서 부르는 "새댁"과 "젊은이"의 호칭이 그러하듯 그에 대한 기준과 해석도 모두 다 주관적임을 밝혀둔다.(정치적이거나 종교적인 글도 아니고)
항간에 흔히 말하듯 예전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도 어쩌면 사람이 나이가 좀 들었음을 방증(傍證)하는 것 중 하나일까?
젊은(?) 사람들은 현재에 대해 그리고 미래(미래에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많이 얘기하는 데 비해,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서고 나면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그 '미래'(미래의 일) 보다는 '과거'(과거의 일)를 더 자주 말하는 것 같다.
그 연유(緣由)에는 한 치 앞도 제대로 알 수없을 것 같은 변화무쌍한 미래의 삶, 또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또 그런 불확실성을 대처해 나가는 개개인의 마인드셋(mindset)과 세계관(worldview)도 한몫하는 것 같다.
하지만 대개 아직 젊은 청년들은 자신에게 처한 여건과 환경 속에 어떤 변화와 도전을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또 그러다 보니 다가오는 미래에 하고 싶은 일도, 할 일도 많고 다양하다. 그렇다고 연세(年歲)가 많으신 노인(老人)들은 무조건 현상 유지와 안주(安住)만을 추구한다는 말은 아니다.
반면, 목소리 높여가며 했던 말을 또 하고 다시 또 하는 이유는 - 이제 우리(노인)에게 살아갈 남은 여생(餘生) 보다 지나온 시간이 훨씬 더 많기도 하지만 - 살아온 그 지난 세월 동안 직접 체험한 것들은 (비록 가슴 아픈 회한이 많이 남아있더라도) 최소한 '불변'(不變)한다고 믿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의 일들은 조금씩 점점 더 '믿음'의 영역에 속하게 되어가고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그 종교적 믿음에 더욱 독실(篤實) 해지는 것도, 또한 다가오는 죽음의 두려움을 넘어서서 - 천당(天堂)이든 극락(極樂)이든 - 어떤 내세(來世)와 사후(死後) 세계를 믿게 되는 것도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필자는 스스로 "아직" 젊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살기로 했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며 "늙어가기로" 작정(作定)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