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단상 14

by The Happy Letter


우리말도 아직 서툰 유치원생 때부터 영어(단어)를 배워야 하는 우리의 어린아이들, 그 아이들을 위한 날인 어린이날이 지나가고 있다.


요즘 일부 초등학생들은 일찍부터 "의대진학 입시준비"를 위한 프로그램에 참가해야 하고 방과 후에도 친구들과 놀기보다는 "선행학습" 학원을 몇 개씩이나 더 다녀야 한다. 또 대부분 평소 동화책 읽기나 종이 접기보다는 스마트폰과 유튜브에 더 친숙한 게 현실이다.


한참 잊고 살던 이 어린이날의 첫 기원을 찾아보고 새삼 좀 놀랐다.


"1923년 3월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하여, 일본 유학생 모임인 색동회가 주동이 되어" 만들었다고 한다. "처음엔 5월 1일을 그날로 정하였고, 1939년 일제의 탄압에 의해 없어졌다가, 해방 후 1946년에 5월 5일로 정하였으며, 1975년부터 공휴일이 되었다"라고 한다. (출처 : [다음백과])




사람들은 대개 처음 보고 겪은 일은 평생 잊지 못한다고 한다. 아마 그때 그 기억이 오랫동안 강하게 여운(餘韻)으로 남아서일 수도 있겠지만 살아가면서 우리가 처음으로 해 보는 일, 처음 배워 알게 되는 일, 사람, 경험은 각자 개개인에게 어떤 특별한 의미로 남아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또한 그 이후로도 계속 자신의 뇌리(腦裏)에 남아 우리가 자라고 성장하며 또 나이 들고 살아가는 내내 어떤 영향을 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처음 배워 알게 되는 일, 사람, 경험은 - 특히 어린 유년시절의 경험은 더더욱 - 각별하고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하지만 불행한 경험은 트라우마(trauma)가 되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남기도 한다.)


필자의 아주 어린 유년시절의 기억 속에는 충격적인 경험이 하나 있다. 어쩌면 아주 신비롭고 기이한 경험이었다. 적어도 그때 그 당시에는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있을까 싶다가도 환상적이랄까, 비현실적인 경험 같았다. 물론 그 당시에는 말로 이런 표현은 할 수 없었겠지만 뒤돌아 그때의 느낌을 어렴풋이 회상해 보면 그러했을 것 같다.


어쨌든 그 기이한 체험은 어떤 동화책 속 신비(神祕)한 세계처럼 어린 유년시절의 필자를 한동안 꿈같은 상상(想像)의 세계 속을 헤매게 만들었다. 유년시절 여름방학 때 외갓집에 놀러 가면 저녁 먹고 밤에 평상에 누워 밤하늘 별을 보며 그 이름 모를 별들을 이리저리 세어보던 경험처럼.




그 바다에 가고 싶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물이 모여 있다니! 외갓집 가서 본 장마빗뒤 넘칠 듯 거세게 흐르는 강물 말고는 그렇게 많이 모여 있는 물은 본 적이 없었다. (앞서 말한 필자의 그 충격적인 경험이란 바로 바다를 처음 본 것이다.) 필자는 태어나 처음 본 그때 그 바다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독자(작가)분들은 (혹시 자녀가 있다면) 아이들에게 언제쯤 바닷가로 처음 데려갔는지, 그 바다를 처음 보여주며 무슨 말을 했는지, 아니면 아이들은 그때 그 순간에 어떤 반응을 보이며 어떤 말을 했었는지 기억하시는가?


문득 그 바다가 보고 싶다. 태어나 난생처음 바다를 본 예전 그 어린아이의 눈으로 그 "바다"를 다시 보고 싶다.












신비(神祕) : 일이나 현상 따위가 이성적으로나 상식적으로 설명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을 만큼 신기하고 묘함.

평상(平床) : 나무오리나 널빤지로 바닥을 대어 만든 나무 침상의 한 가지로, 밖에다 내어놓고 앉거나 누워 쉴 수 있도록 만든 것. 살평상과 널평상이 있다.(다음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