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107 by The Happy Letter
당신은
여태 뭐 하시다 이제 오셨나요
꽃의 여왕이라 계절(季節)의 여왕을 기다렸나요
오월(五月) 아침 따스한 햇살에
새벽이슬 다 마르고 나니
붉디붉은 선홍빛 화려한 당신은
마치 진짜와 흡사한 조화(造花)처럼 보여
나를 흠칫 놀라게까지 하네요
당신은
손가락 살짝이라도 닿으면
그 선홍빛 손끝에 묻어날까 봐
가시에 찔린 것처럼 아릴까 봐
반가워도 차마 손 내밀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가까이 다가 서면
당신에게서 어떤 꽃내음 날까 궁금했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집 나설 때
향수(香水)는 뿌리지 말고 나올 걸, 후회스럽네요
꽃 중의 꽃, 이토록 도도한 당신은
여태 뭐 하시다 이제 오셨나요
당신도
온 세상 눈부시게 아름다워 보이는 계절,
뭇 연인들 사랑 고백(告白) 엿듣는 한 송이 꽃 되려
수줍게 떨리는 손에서 손으로 건네질
이 오월(五月) 오기만 애타게 기다렸나요
by The Happy 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