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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May 09. 2024

장미맞이

THL 창작 시(詩) #107 by The Happy Letter


장미맞이



당신은

여태 뭐 하시다 이제 오셨나요

꽃의 여왕이라 계절(季節)의 여왕을 기다렸나요

오월(五月) 아침 따스한 햇살에

새벽이슬 다 마르고 나니

붉디붉은 선홍빛 화려한 당신은

마치 진짜와 흡사한 조화(造花)처럼 보여

나를 흠칫 놀라게까지 하네요

당신은

손가락 살짝이라도 닿으면

그 선홍빛 손끝에 묻어날까 봐

가시에 찔린 것처럼 아릴까 봐

반가워도 차마 손 내밀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가까이 다가 서면

당신에게서 어떤 꽃내음 날까 궁금했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집 나설 때

향수(香水)는 뿌리지 말고 나올 걸, 후회스럽네요

꽃 중의 꽃, 이토록 도도한 당신은

여태 뭐 하시다 이제 오셨나요

당신도

온 세상 눈부시게 아름다워 보이는 계절,

뭇 연인들 사랑 고백(告白) 엿듣는 한 송이 꽃 되려

수줍게 떨리는 손에서 손으로 건네질

이 오월(五月) 오기만 애타게 기다렸나요



by The Happy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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