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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chi Apr 02. 2020

칼퇴하는 사원, 야근하는 부장

권한을 위임하는 방법

완벽주의자 A 부장


고학력 보유자인 A 부장은 학창 시절부터 1등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수 백명의 동기 가운데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로 신입사원 연수를 마친 그는, 일찌감치 그 능력을 인정받아 회사의 중요 보직을 부여받았다.

거침없이 성공의 가도를 달려온 그는, 업무에 있어서도 완벽을 추구한다. 업무의 질이나 처리 속도에 높은 기준을 부여하고, 그 기준에 맞추어 신속하게 일을 처리한다.

그런 A 부장은 아무리 좋은 스펙과 화려한 경력의 직원을 채용해도 자신의 속도를 따라오는 사람이 없어 답답하다. 분명 실력 있는 직원인데도, 어느 순간 보면, 따라오는 것을 포기하고 프로젝트를 관망하고만 있다.

오늘도 혼자 남아 야근을 하면서, ‘왜 내 밑에는 주도적인 자세로 일하는 부하 직원이 없는 것인가’ 한숨을 쉰다.



해결사 B 차장


B 차장은 회사에서 해결사로 통한다. 그는 모르는 것이 없고 못하는 일이 없다.

친절한 데다 정보통인 B 차장에게 직원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들고 찾아온다.

밀려드는 요청 사항을 해결하느라 최근 3년간 제대로 된 휴가를 다녀온 적이 없다.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무슨 사고라도 날 것 같은 불안한 마음에 주말에도 연신 메일함을 확인한다.

회사에 일할 사람이 당신뿐이냐며 볼멘소리를 내뱉는 와이프에게 그는 말한다.
“팀원들은 내가 없이는 절대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팀원들은 경험도 없는 데다 이 일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라고.”




A 부장, B 차장은 ‘함께 일하는 조직 문화만들지 못하는 대표적인 유형이다. 이들은 회사가 주목하는 중요도가 높은 프로젝트와 자신의 역할에 도취되어 있다.

자신의 업무에 완벽을 기하고 성과에 보람을 느끼고 있지만, ‘조직 구성원의 능력과 동기를 높여야 하는 리더로서의 중요한 책무’는 놓치고 있다. 이들과 함께 하는 팀원들은 모든 일을 끌어안고 있는 리더 밑에서, 해당 업무에 대한 주인의식, 책임감, 의욕을 갖기 어렵다. 성장의 기회 또한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A 부장과 B 차장이 팀원들에게 자신의 업무와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그들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을 망칠까 봐 불안한 것이다. 이렇게 신뢰가 구축되지 못한 조직 문화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A 부장과 B 차장은, 현재 자신들의 행동이 구성원의 성장을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리더가 도전적인 과제를 제시하고 믿음을 바탕으로 한 조직문화를 만들어내면, 조직은 한 단계 발전한다. 

직원들은 자신이 가능했다고 믿었던 것 이상의 성과를 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당신의 팀원들은 미션 수행의 경험에 대해, “힘들긴 했지만 흥미로웠다.”, "PM으로서 이 일을 잘 마칠 수 있어 뿌듯하다.", "업무 영역이 넓어졌다는 게 기쁘다."라고 이야기하게 될 것이며, 또 다른 도전과제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때때로 리더는 마음이 앞서, 스스로 답을 꺼내고 행동으로 옮기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의 질이나 속도 측면에서 주위 직원들이 포기하게 된다. '팀장님이 알아서 다 하시니까'의 조직 문화가 형성되어 버리면, 이제는 아무도 주도적으로 나서려 하지 않는다.

직원들도 답을 알고 있다. 설령 모르고 있다 하더라도, 도전적인 일에 직면했을 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예를 들어, A 부장의 경우, 업무 속도를 늦춰 보는 것이다. 직원이 답변해야 하는 메일이라면, 직접 나서서 답메일을 보내기 전에 하루, 혹은 그 상황에서 합리적인 길이의 시간 동안 기다린다. 담당 직원이 초동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며, 그와 업무 속도를 맞추는 것이다. 이러한 사소한 노력이 이어질 때, 직원들은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우리 팀에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되어가고 있는지 관심을 갖게 된다. 또한, 본인에게 의사결정의 책임이 생기면, 현명한 의사결정의 방향에 대해서도 스스로 고민하게 된다. 

 

당신이 예전에 보았던 것보다 직원들의 지식과 역량이 더욱 강화되었음을 깨닫는 순간, 더 이상 혼자 남아 야근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성공적인 권한 위임을 위한 4단계


팀원을 신뢰하고 권한 위임을 해보기로 결심한 당신.
그럼 업무 지시는 어떻게 하면 될까? 
“최 대리, 나 대신 이 일 좀 해.”라고 말하려 했다면, 당장 멈추기 바란다.

그리고 아래의 '직원의 흥미를 깨우고 성취감을 자극할 수 있는 권한 위임의 기술'을 확인해 보자.


1. 팀의 전체적인 업무와 구성원의 특징을 명확히 숙지한 후, 팀원에게 위임할 업무를 선정한다. 
우리 팀의 현안 중, 도전적인 과제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파악한다. 이때, 적절한 난이도 설정이 필요하다.

너무 쉬운 과제라면, 그 누구도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며, 성취 후에도 보람을 느끼기 어렵다.

반면 터무니없이 어려운 과제라면, 시도하는 것을 꺼려할 것이다. 도전의식을 자극하되 포기하지 않을, 적절한 난이도의 업무를 선택한다. 


2. 업무 배경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팀원들이 해당 업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목표 및 방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질문이 있을 경우 성실히 답변한다. 일반적으로 CEO의 의중이랄지 앞으로의 사업 방향 등 관리자급 리더끼리만 공유하는 특정 정보가 있다. 이러한 정보를 독점하지 말고, 팀원들과 공유하여 회사 내 업무 진행 방향을 이해할 기회를 제공한다.  


3. 팀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업무를 주도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개인을 발전시킬 뿐만 아니라 실적을 달성할 수 있는 업무를 위임하여, 팀원들이 새로운 업무를 의욕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물질적, 심리적으로 지원한다.


4. 업무 단계와 모니터링 방법에 대해 사전에 협의한다. 계획된 일정에 맞추어 위임 대상자와 대화를 한다.
상황에 따라, 해당 업무에 의견을 내고 참여할 수도 있겠지만, 최종 의사결정은 위임한 팀원에게 따를 것임을 분명히 하고, 팀원이 마지막 순간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지지한다. 




시어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 미국 대통령은 “가장 유능한 리더는 하고자 하는 바를 수행하는 뛰어난 자질의 사람들을 발굴하여 옆에 둘 수 있는 탁월한 감각을 지닌 사람이다. 또한 사람들이 맡은 일을 수행하고 있을 때, 그들이 무슨 일을 하든 간섭하지 않는 충분한 자기 절제력을 지닌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일터는 당신의 팀원이 하루의 절반 이상을 보내는 곳이다. 한 인간의 삶이자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실현하는 장소이다. 당신은 그들을 신뢰하고 있는가? 그들은 자신이 하는 일과 조직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가? 당신과 팀원은 함께 일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는가? 지루한 회사가 아닌 기회가 주어지는 회사를 만들자. 일터는 당신의 팀원이 하루의 절반 이상을 보내는 곳이다. 한 인간의 삶이자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실현하는 장소이다.


당신은 그들을 신뢰하고 있는가?

그들은 자신이 하는 일과 조직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가?

당신과 팀원은 함께 일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는가?


지루한 회사가 아닌 기회가 주어지는 회사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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