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을 꽂고 무작정 나선다
Police의 Every Breath You Take가 흘러나온다. 아무 계획 없이 무작정 문을 열고 나왔다.
해는 짱짱하고 더울 것 같은데 아파트를 벗어나게 되는 옆문까지는 운 좋게도 그늘이 이어져 있다.
그래도 단지 내 나무가 많아서 그런지 옆문까지 100 미터 정도 걷는 동안 바람이 계속 불어온다. 머리 가르마를 유지하면서 머리카락을 흩어놓을 정도의 적당한 세기의 바람이 계속 분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카페로 들어갔다. 당도 충전하고 싶고 쌉쌀함도 느끼고 싶은 이중적인 기분이다. 하지만 이게 요새 트렌드다. 단짠단짠, 단쓰단쓰 뭔가 정 반대의 것이 연속되어야 카타르시스가 배가 된다. 커스터드 크림이 든 도넛과 아메리카노 커피를 시킨다. 원래 나는 이런 곳에 오면 도넛만 시키고 아메리카노는 집에 가서 마시는데 오늘은 왠지 작은 사치를 부려보고 싶었다.
계산할 때 멤버십이 할인이 될까 바코드를 내밀었는데 되지 않는다 한다. 이전에 바코드를 내밀었을 때는 행사기간이어서 할인이 되었던 거고 오늘은 할인이 되지 않는다 한다. 나이가 들수록 멤버십, 할인에 대해 관심이 없어지고 잘 모르겠다. 자주 먹지 않으니 머리를 쓰지 않는 방향으로 그냥 괜찮아요 괜찮아요 하면서 계산을 마친다. 매일 오는 것도 아닌데 뭐. 내 기분을 먼저 존중하자 생각했다.
카페에서도 음악이 나오고 있지만 난 이어폰을 꽂고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듣는다. Commodores의 Easy가 흘러나온다. 날씨와 정말 딱 맞는 음악이라 생각했다. 오후도 내일도 뭔가 이렇게 작은 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더 덥기 전에 카페를 나와 집으로 또 천천히 걸어가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