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짧은 생각

커피 앤 도넛

이어폰을 꽂고 무작정 나선다

by 심내음

Police의 Every Breath You Take가 흘러나온다. 아무 계획 없이 무작정 문을 열고 나왔다.

해는 짱짱하고 더울 것 같은데 아파트를 벗어나게 되는 옆문까지는 운 좋게도 그늘이 이어져 있다.

그래도 단지 내 나무가 많아서 그런지 옆문까지 100 미터 정도 걷는 동안 바람이 계속 불어온다. 머리 가르마를 유지하면서 머리카락을 흩어놓을 정도의 적당한 세기의 바람이 계속 분다


20200711_102852[1].jpg 덥지만 청명해서 시원해 보이는 여름 하늘

횡단보도를 건너고 카페로 들어갔다. 당도 충전하고 싶고 쌉쌀함도 느끼고 싶은 이중적인 기분이다. 하지만 이게 요새 트렌드다. 단짠단짠, 단쓰단쓰 뭔가 정 반대의 것이 연속되어야 카타르시스가 배가 된다. 커스터드 크림이 든 도넛과 아메리카노 커피를 시킨다. 원래 나는 이런 곳에 오면 도넛만 시키고 아메리카노는 집에 가서 마시는데 오늘은 왠지 작은 사치를 부려보고 싶었다.


계산할 때 멤버십이 할인이 될까 바코드를 내밀었는데 되지 않는다 한다. 이전에 바코드를 내밀었을 때는 행사기간이어서 할인이 되었던 거고 오늘은 할인이 되지 않는다 한다. 나이가 들수록 멤버십, 할인에 대해 관심이 없어지고 잘 모르겠다. 자주 먹지 않으니 머리를 쓰지 않는 방향으로 그냥 괜찮아요 괜찮아요 하면서 계산을 마친다. 매일 오는 것도 아닌데 뭐. 내 기분을 먼저 존중하자 생각했다.


카페에서도 음악이 나오고 있지만 난 이어폰을 꽂고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듣는다. Commodores의 Easy가 흘러나온다. 날씨와 정말 딱 맞는 음악이라 생각했다. 오후도 내일도 뭔가 이렇게 작은 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더 덥기 전에 카페를 나와 집으로 또 천천히 걸어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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