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부장님 어떻게 지내세요?”
“뭐 그냥 그렇죠. 부장님은 어떠세요?”
“저도 맨날 똑같죠 뭐 ㅎㅎ”
“아 잠시만요 다른 전화가 들어와서요”
민재는 강 부장이 다른 전화를 받는 동안 잠시 걷기로 했다. 머릿속에서 무언가를 항상 생각하지 않으면 이상하고 잘못된 것처럼 불안했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억지로 무언가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요새 뒷글자가 “~멍”으로 끝나는 것이 유행하는 것도 아마 비슷한 이유라고 생각했다. 불도 없고 물도 없는 회사 빌딩 앞 거리였지만 잠시 걸으면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몇 분이 지났을까 다시 강 부장의 목소리가 이어폰을 통해 들렸다.
“아이고 부장님 미안해요. 갑자기 부사장님 전화가 와서 대화가 끊겼네요”
“아이고 아니에요. 여전히 바쁘시네요. 부사장님이 찾으시는 걸 보니 무슨 일 있으신 거 아니에요?”
“아니요 요새 제가 맡고 있는 일이 있는데 윗 분들께서 관심이 많으셔서 자주 전화하세요. 허허”
“여전히 핵심인재시네요 부장님 ㅎㅎ 아 부장님. 이번엔 제가 전화가 들어왔네요. 전무님 전화라 받아야 할 것 같아요
”아이고 받으셔야죠. 좋으시겠어요 전무님이 항상 필요로 하시니. 또 통화하죠”
확실히 더 젊었을 때는 윗사람의 전화는 무척 짜증 나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윗사람의 전화가 없는 것이 더 불안하다. 무언가 자신이 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고 윗사람의 관심을 받지 않고 있다면 과연 회사에서 나의 밥그릇이 안정적인 것인지에 대한 공포가 끊임없이 찾아온다.
민재는 전화기를 흘깃 쳐다보면서 박 전무가 자주 묻는 “그때 그 바이어 이름이 뭐지?” 하는 실없는 질문의 전화라도 다시 안 걸려오나 기대했다. 오늘이 수요일인데 이번 주에는 아직 전화를 받지 못해 불안했기 때문이다. 민재는 그랬다. 아마 40대라서 그리고 직장인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