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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내음 Jan 31. 2023

딜레마

봄날의 꿈처럼

일요일 오후 두 시, 민재의 방안으로 햇살이 따뜻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세상 어느 것보다 밝은 햇빛이 민재의 방안 곳곳을 비추고 있었지만 민재는 무의식적으로 화장실에 들어가면서 스위치에 손을 얹고 불을 켰다.


 


“또깍”


 


스위치를 켜자 화장실 전구가 빛을 내면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구가 켜진 것인지 아닌지 언뜻 구별이 되지 않았다. 그 만큼 민재의 방은 이미 충분히 밝았다.


 


‘어차피 햇볕 때문에 켜도 차이가 없네. 그냥 끄자’


“또깍”


 


민재는 다시 스위치를 내렸다. 하지만 정말 화장실 안은 별 다를게 없었다. 정말 멋진 햇살의 일요일 오후였다.


 


민재는 칫솔에 치약을 묻히고 양치질을 했다. 그리고 볼일을 보기 위채 습관적으로 화장실 문을 밀어서 닫았다.


 


“철컥”


 


화장실 문이 닫히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이 되었다. 화장실 밖에 아무리 밝은 태양이 있어도 이렇게 문을 닫으면 더 이상 소용이 없었다.


 


‘으으음…’


 


민재는 지금의 상황이 무척 황당했다. 스스로가 예전 유명했던 ‘덤앤더머’라는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이렇게 따뜻한 일요일 햇살을 즐기며 전기도 아끼려던 절약의 아이콘 민재의 낭만은 불과 1분도 안되어 다시 전등을 키면서 일요일 낮 깜빡 졸면서 꾼 춘몽처럼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어허…이런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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