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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May 06. 2017

책 <이웃집 워런 버핏, 숙향의 투자일기> 서평

즐거운 투자를 하자

  5월 황금연휴, 중국발 미세 먼지로 뿌연 하늘을 닮은 듯 책장 속 먼지로 뒤덮인 책 한 권을 꺼내 들었다. 


이웃집 워런 버핏, 숙향의 투자일지


  이미 작년에 구입한 책이었는데 미루다가 이제야 첫 장을 펼쳤다. 그리고 하루 만에 다 읽어 버렸다. 내가 책 읽는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매우 드문 사건인 셈이다. 지난 목요일(5월 4일)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마감했다. 주식 시장에 긍정적 기류가 감지되는 이 시점에 한편으론 상승 추세가 계속 이어질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마음 가는 대로만 행동한다면 모아두었던 비상금을 탈탈 털어 넣어 주식 비중을 높이고 싶은 게 사실이다. 욕심이 과하면 큰 화를 당할 수 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감정적 행동을 자제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책 <이웃집 워런 버핏, 숙향의 투자일기>를 읽고자 마음먹었고 결과적으로 적절한 선택이었다.


  저자 숙향이 나와 같은 직장인 투자자였다는 점, 쓰디쓴 실패 경험도 있다는 점 등은 보통의 투자자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10년 이상 연평균 25%라는 놀라운 수익률은 특별한 투자자임을 말해주는 단적인 예일 것이다. 책을 접하기 전에는 알지 못했지만 저자는 이미 '가치투자연구소'라는 카페에서 활동하며 투자 기록들을 지금도 올리며 소통을 하고 있다.


  저자는 기업의 적정 내재가치를 파악하고 그 가치보다 현저하게 낮게 거래되고 있는 주식을 매수해 적정 가치가 되면 파는 가치 투자를 지향하고 있다. 머리로는 쉽게 이해되고 당연한 말이지만 이것을 지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주식 투자를 경험하다 보면 알게 된다. 저자는 만약 최초 매수한 가격보다 주가가 떨어진다면 추가 매수를 통해 평균 단가를 낮추는 매매도 하였다. 수익실현 시점을 앞당기고 수익률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 나 또한 분할매수를 실천하고 있는데 마음이 편한 투자라는 점에서 매우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또한 잃지 않는 투자의 관점에서도 유리하다.


1. 분할 매수하지 않았을 경우

- 매수 후 상승 시 : 수익금 최대화

- 매수 후 하락 시 : 대응 불가, 예기치 않게 투자 기간이 길어지고 수익률이 적어질 수 있다.


2. 분할 매수로 대응할 경우

- 매수 후 상승 시 : 수익금 적어지지만 수익률은 분할 매수하지 않았을 경우와 동일

- 매수 후 하락 시 : 분할매수로 평단가 낮춰 수익 기간 앞당길 수 있다.


저는 투자자로서 늘 다음과 같은 마음으로 시장의 흐름을 받아들입니다. '1년에 10% 수익을 얻지 못하면 2년에 20% 수익을 얻으면 되는 것이고, 2년이 지난 후에도 원하는 수익을 얻지 못했다면 3년 후에 30% 수익을 얻으면 됩니다.' - p.181


  저자는 나이 40에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전업 투자자로 전환했었다 다시 직장으로 복귀한 경험이 있다. 이를 통해 가치 투자자라면 굳이 기업 분석을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직장을 그만 둘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전업 투자에 대한 환상을 깨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연평균 수익률이 25%나 되지만 목표 수익률은 고작 정기예금 금리의 2배라고 한다. 이것이 더 높은 수익률을 안긴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기대치가 높으면 욕심을 부리고 무리를 하게 된다. 기대치를 낮추면 안전한 투자를 바탕으로 할 수 있어 위험 감소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나를 돌아보게 됐다. 도박을 하듯 너무 일확천금을 노린 것은 아닐까. 최상의 시나리오만 생각해 작은 수익에 만족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주식 투자를 짧게나마 경험하면서 당장 필요한 돈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느낀 바 있다. 저자 역시 "투자자금은 최소한 5년 이상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자금이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미 알고 있던 내용도 잊는 경우가 많은데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다.


  책 마지막 장에 "투자는 즐거워야 한다"는 말이 정답인 것 같다. 수익을 얻는 즐거움보다 손실을 보며 괴로운 마음이 더 커서는 안될 것이다. 앞으로의 나의 투자도 즐거울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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