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열풍이 대단하다. 비트코인 가격이 미친 듯이 치솟으면서 주변에서 돈 좀 벌었다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트코인의 가격을 한번 추적해봤다. 올 1월 1비트코인의 가격은 130만 원 정도였다. 그러다 6월에 급격히 올라 300만 원을 넘기더니 9월엔 500만 원대가 됐다. 그리고 10월 600만 원을 넘어 700만 원대가 되었고 11월엔 급기야 1000만 원도 넘겨버렸다. 최근의 변동성은 더 심하다. 12월 2일 1200만 원 전후를 왔다 갔다 하던 가격이 12월 8일에는 2499만 원까지 오른 것이다. (가격은 빗썸 거래소 기준) 일주일도 안된 기간 동안 2배 이상의 상승을 보인 것이다.
지금이라도 비트코인에 투자해야 하는 것일까?
비트코인의 열풍을 바라보면 당연히 이런 질문 한 번쯤은 생각해보게 된다. 이에 대한 답을 내리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면... 앞으로의 가격 변동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을 안다면 아마 부자가 됐을 것이다. 다만, 너도 나도 돈 벌었다는 이야기만 듣고 무작정 투자하는 것은 제발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어찌 됐든 돈만 벌면 된다
그렇다. 도둑질이나 부정한 방법만 아니라면 어찌 됐든 돈만 벌면 그만이다. 때문에 비트코인으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을 투기꾼이라며 비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기서 잠깐 비트코인은 투자일까 투기일까? 그 먼저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를 보면 투자는 이익을 얻기 위하여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음, 투기는 기회를 틈타 큰 이익을 보려는 것이라 되어 있다. 쉽게 말하면 투자와 투기는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은 같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 투자는 생산 활동을 통한 이익을 추구하지만 투기는 생산활동과 관계없는 이익을 추구한다.
[출처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41634&cid=47332&categoryId=47332]
이것을 보면 일반적인 재테크수단인 부동산, 주식 등은 투기에 보다 더 가까워 보인다. 비트코인 역시 투기라 볼 수 있다. 투자라는 이름으로 예쁘게 포장하여 사람들을 유혹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투기는 위험한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마치 투자는 대상의 가치를 보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지만 투자와 투기 모두 위험, 즉 리스크가 존재한다. 이것이 중요하다. 비트코인에 투자한다고 마음먹었을 때 이 위험을 얼마나 알고 시작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황당한 경우는 평소에 보수적인 사람이라며 은행의 예적금만 하고 펀드, 주식투자는 고사하던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1000만 원 혹은 그 이상의 큰돈을 서슴없이 집어넣는 모습이다. 10%의 이익을 바라본다면 -10%의 손실도 감안할 수 있어야 한다. 2배의 이익을 바라본다면 반토막 날 수 있다는 생각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오를 때는 오직 수익만 생각한다. 손실 나는 경우는 고려대상에서 제외가 된다.
비트코인은 위험하고 부동산이나 주식투자는 덜 위험하다는 논리는 어찌 보면 맞지 않다. 투자하는 사람들의 관점 차이일 뿐이다. 대개 부동산 투자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주식 투자를 위험하다고 말하고 주식 투자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부동산 투자를 위험하다고 말한다. 이는 각자의 투자관에 따른 차이일 뿐이다. 다만 앞서 말한 대로 비트코인의 위험성을 알고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의 등장은 블록체인의 등장에 기반한 것이다. 기존에 정보를 중앙 서버에 기록하고 보관하는 중앙 집중형 네트워크와 달리 블록체인은 개인 간 분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거래정보를 분산, 보관시켜 거래 참가자 모두가 그 정보를 공유하는 분산형 디지털 장부라 볼 수 있다. 때문에 거래 정보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해킹 등의 보안 공격에도 쉽게 정보가 삭제되지 않는 강점이 있다. 화폐 역시 도난-분실의 우려를 방지하고 화폐 발행에 따른 비용이 절감되는 부분이 맞아떨어지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가상화폐들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가상화폐의 위험성은?
문제는 가상화폐의 종류가 워낙 많고 이 중 표준화된 특정 화폐가 있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가상화폐별로 기술이 조금씩 다른데 어떤 것이 살아남고 어떤 것이 사라지게 될지 단정 짓기가 쉽지 않다. 가상화폐가 아직은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기에 결국 미래의 가치를 봐야 하는데 그것을 알기가 쉽지 않다는 부분이다. 단지 현재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중에 시가총액이 가장 높다. 주식이나 부동산은 그 대상에 대한 가치 분석이 비교적 가능하다. 부동산이라고 하면 주변의 시세, 교통, 입지 등의 편리함 등이 있을 것이고 주식은 그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 등을 지표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가상화폐는 단지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만 가격이 결정된다. 그리고 특정 주체가 일시적으로 가격 왜곡을 시킬 수 있는 부분도 우려된다. 비트코인의 경우는 보유 수량의 대부분은 중국인이다. 세계 물량의 80% 정도다. 문제는 이들이 특정 집단을 만들어 평소에는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개인 간 거래를 하다가 어느 순간 시장에 개입하면 시세 조작도 가능하다는 부분이다.
또한, 현재의 가상화폐 열광은 유독 한국에서 강하다. 한국 내의 비트코인 거래소 가격은 세계보다 15~20% 이상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그만큼 거래량이 많다는 의미인데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9%가량이 한국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세계 3위 규모다. 한국 경제 규모는 세계 13위이고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세계 증시 대비 1%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고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 1위 등 디지털 강국이라는 특성을 감안해도 한국 내 비트코인의 열풍은 지나치다고 볼 수 있다.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최근엔 국내 코스닥을 능가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과열이라는 신호는 곳곳에서 분명 나타나고 있다.
중요해진 정부의 역할
뒤늦게 한국 정부는 가상화폐 규제에 대한 카드를 꺼내드려고 하고 있다. 이 탓인지 주말 동안 2400만 원을 넘어서던 비트코인의 가격이 1500만 원까지 급락하는 중이다. 정부가 가상화폐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분명 긍정적이다. 중요한 것은 규제의 방향이다. 단순히 가상화폐가 너무 뜨거우니 거래를 막는 것은 시장 논리에 맞지 않다. 아직은 그 가치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가상화폐를 인정하는 국가들은 계속 늘고 있다. 정부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정의를 분명히 하고 자산으로 볼 경우 적절한 세금을 과세하거나 가상화폐를 이용한 사기 등의 범죄 행위를 막는 등의 제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무분별하게 생겼던 가상화폐 거래소 등의 관리 감독 등도 정부가 해야 할 문제다. 무엇보다 가상화폐에 대한 룰을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