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까? 말까?
2월 들어 심상치않던 주식시장에 결국 태풍이 몰아쳤다. 일주일(2월 5일~9일) 새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무려 5%이상 급락했다. 이는 2016년 이후 2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우리나라 코스피지수 역시 한 주간 6.40% 급락했다. 종가기준 2363.77포인트로 마감된 코스피 지수는 작년 9월로 다시 되돌아간 모양새다. (17년 9월 13일 2,360.18)
미국 시장 급락의 방아쇠는 10년물 국채금리 급등이 시발점이 됐다. 미국의 고용 지표를 비롯한 각종 경제 지표가 양호하게 나오자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연 2.884%까지 치솟았다.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을 의미해 긍정적인 시그널이지만 급격한 속도라면 각종 부작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당초 시장의 올해 예상은 3차례 미국 금리 인상이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1.25 ~ 1.50%이다. 3차례 금리 인상을 하게 되면 2.00 ~ 2.25%가 된다. 만약 그 이상의 금리 인상이 올해 이루어진다면 3%에 육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 판단해 볼때 섣부른 예측을 하기에는 쉽지 않은 단계라 보인다. 이번 시장 급락이 실물 경제에 근거한 것이 아니란 점은 다행스럽지만 자칫 금리 인상이 좋았던 실물 경제를 위협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 잠재적 변수들도 많다. 얼마전 미국 연준의장이 제닛 엘런에서 제롬 파월로 교체가 됐다. 임기 4년의 연준 의장이 연임에 실패한 것은 40년 만에 처음이다. 더구나 새로 취임한 제롬 파월은 비 경제학자 출신이다. 이는 30년 만이다. 시장은 비 경제학자 출신 연준 의장에 다소 냉소적이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연준의장의 생각을 엿 볼 수 있는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때까지는 시장이 지금과 같이 변동성 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통화정책에 대한 태도 및 금리 인상 전망을 확인하고 움직이고 싶은 심리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 결과에 따라 시장이 안정될지 여부가 판가름 될 것이다.
이번 급락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를 하고 개인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했다고 한다. 필자 역시 지난 1월이 증시 고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증시의 상승 여력은 더 있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는 서두를 것이 없는 위치라 본다.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해두면서 일정 비중의 현금은 남겨두어야 할 위치라는 이야기다. 특히 국내로 눈을 돌리면 설 명절이 있다. 당장 월요일에는 명절 전 돈을 빼려는 투자자들의 매도가 나올 수 있고 긴 명절 기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적극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과하게 빠진 종목이라면 조금씩 분할 매수는 유효하지만 적극적으로 덤벼들어서는 한달 이상 마음 고생을 할 수도 있다. 아직 서두를 것이 없다. 좋은 종목을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