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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Apr 02. 2018

흔한 무게

그냥저냥 현재에 만족했던 마음이 흔들렸다.

그것은 초대장 하나로부터 시작됐다.

새로운 탈출구 같아 보였다. 그런데 기다림은 생각보다 길어졌고 초조함도 갈수록 커졌다.


하루.

이틀..

삼일...


두 달쯤 마음고생을 하고 알아버렸다. 그곳으로 가는 티켓에 내 자리는 없다는 사실을. 나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갑자기 나와 함께 했던 것들이 하나 둘 떠나버렸다.

충분히 이별의 준비를 할 수 없었다.

이별의 인사도 충분히 하지 못 했다.

미안했다.


그렇게

익숙했던 것이 사라지고

정든 물건들이 없어지고


무게를 가늠할 수 없는 돌덩이가 내게 주어졌다.

나보다 무거운 것은 확실했고

지금껏 짊어진 적이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다.

나는 크게 휘청였고 좌표를 잃었다.


나도 몰래 계속 한숨이 나왔다.

정상으로의 복귀가 힘들어 보였다.


잘 알고 있었다. 결국은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시간이 흘러

돌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졌다.

조금씩 깎여나가는 것은 분명하다.


당분간 폭풍우를 조심해야 한다.

작아진 돌이 쓸려 내려가지 않도록 말이다.


비어있는 공간들에 점차 낯선 것들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어떤 것이 펼쳐질지 곧 알게 되겠지.

다행인 건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

그리고 한 끗 차이일 수 있다.

이제 내 차례다.


ps.)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요즘엔 참 행복하다.

ps.2) 많은 분들의 응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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