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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Jul 26. 2015

영화 <암살>과 <명량>의 차이

탄탄한 짜임새 <암살> vs 역사에 충실 <명량>

* 본 글에는 스포일러를 담지 않았습니다.


   딱 1년 만이다. 작년 7월 30일 영화 <명량>은 이순신 장군(최민식 분)이 일본군과 싸우는 이야기였다. 무려 누적관객 1천760만을 넘기며 <국제시장>을 제치고 누적 관객 순위 1위에 올랐다. 그리고 2015년 7월 22일엔 영화 <암살>이 친일파 암살 작전이란 소재를 들고 나왔다. 두 영화 모두 반일 감정과 애국 주의를 내세우는 등 여러모로 닮아있다.


출처 : 네이버


   일단 <명량>부터 복기해보자. 이 영화의 가장 돋보인 부분은 실제처럼 재연한 해상 전투신이었다. 상영시간 128분 중 무려 61분을 해상 전투신에 할애했다. 공을 많이 들인 만큼 현실감이 반영돼 볼거리가 충분했다. 역사적 사실이 바탕인 영화라는 점과 방학이란 시기적 특성이 잘 맞으면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로 안성맞춤이었다. 이순신 장군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군 분투하는 모습에선 많은 관객들의 눈물샘도 자극했다.


   그러나 영화 편집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시나리오에는 부족함이 많은 작품이었다. 지나치게 이순신 한 사람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점도 아쉬웠고 61분이란 해상 전투신에도 불구하고 대체 12척의 배로 어찌 왜군 330척의 배를 무찌를 수 있었는 지가 표현되지 않았다. 역사적 자료가 부족할지언정 영화적 상상력은 아쉬웠다. <명량>은 단지 이순신이란 역사적 인물 만을 앞세워 관객들의 눈물 만을 얻으려는 것 같았다.


   영화 <암살>은 어떨까? 영화의 배경은 1933년, 한국이 일본에게 식민통치(1910 ~ 1945)를 당한 시기이다. 상하이와 경성을 중심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의 임무를 맡은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까지 이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 불허의 운명을 그렸다.


   영화 <암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한 캐스팅.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라는 탄탄한 주연 배우에 연기파 배우 오달수, 조진웅, 이경영도 합류했다. 특별 출연한 조승우와 김해숙도 있다. 다양한 조합의 배우들의 명연기는 극을 리드미컬하게 들었다. 이정재(염석진 역), 하정우(하와이 피스톨 역)의 묵직한 연기와  <도둑들>에서부터 보여준 '재발견' 전지현(안옥윤 역)은 여배우임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훌륭히 소화했다.  오달수, 조진웅은 극의 감초 같은 역할로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분위기에 웃음을 더했다.


   스토리 등의 구성도 손색이 없다. 친일파와 독립군들의 단순한 대립 구조에서 시작해 각 인물들의 심경 변화가 있고 뜻 밖의 인물이 등장해 극을 다른 방향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이 결코 지루할 틈이 없다.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총격전도 특별히 아쉬운 부분을 발견하기 힘들었다. <명량>과 비교해 확실히 잘 만들어진 영화다. 나로서는 1년 전 <명량>에 실망한 마음을 <암살>로 달랠 수 있었다.


   <명량>과 <암살>을 감독 관점에서 교해 았다. <명량>의 감독 김한민은 <극락도 살인사건>(누적관객 207만), <최종병기 활>(누적관객 747만)이 대표작이다. <암살>의 최동훈은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누적관객 212만)을 시작으로 <타짜>(누적관객 401만), <전우치>(누적관객 606만),  <도둑들>(1천298만)의 메가폰을 잡았다.  감독은 전작들만 봐도 확연 스타일이 다르다.


   <암살> 무난  감독의 두 번째 천만 관객 영화가 될 것 같다. 개봉 첫날 관객수를 뜻하는 오프닝 스코어는 47만 7602명으로 <명량>, <군도>,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이어 역대 4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데 이어 4일 만에 200만 관객 기록도 세웠다. 200 관객 달성  <도둑들>(누적관객  1천298만), <괴물>(누적관객  1천91만)과 동일한 속도다.


  <암살> 보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역사에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 다시금 떠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는 해이다. 이곳에 주저리 주저리 영화에 대한 평을 하고는 있지만 <명량>, <암살> 등의 영화를 통해서 순국선열의 넋을 기리는 것만으로 큰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지난 후기 '영화 <명량> - 흥행 비결은 위대한 역사'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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