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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Aug 02. 2015

이우성 작가를 만나다

제1회 브런치 작가 초대전 후기

  8월의 첫째날. 홍대의 어느 책방을 찾았다. '제1회 브런치 작가 초대전-이우성 작가를 읽다' 토크 콘서트에  초대받았기 때문이다. 오후 2시의 뜨거운 햇살만큼 홍대의 젊은 거리도 그랬고 강의장의 열기도 마찬가지였다.


  이우성 작가가 사진과 매우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사실 나는 시인이라는 것 외에는 이우성 작가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다. 그냥 작가를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갖고 싶을 뿐이었다. 때문에 이름과 토크 콘서트 홍보 사진 속의 이우성 작가의 모습이 유일한 단서였는데 사진은 단서로서 무용지물이었던 셈이다.


  이우성 작가는 수줍음이 많았다. 속마음을 감추기 위해 두 손을 주머니에 넣었지만 떨리는 목소리는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늘 자신을 낮췄다. 작가로 등단했음에도 토크 콘서트에 초대받은 우리들과 다르지 않음을 여러 번 강조했다.

누구나 꾸준히 쓰다 보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어요. 어쩌면 당장 다음달에 여기 앉은 여러분 중에서 저보다 좋은 작가가 나올 수도 있는 거고요. 전 정말 여러분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의 겸손과 달리 작가가 되기 위해 치열한 노력이 뒤따른 듯 보였다. 가진 게 없어서 학벌도 그리 뛰어나지 못해서 작가가 되는 길에 걸림돌이 될까 봐 남들보다 더 열심히 글을 썼다고 했다. 눈물까지 보일 정도로 그의 이야기에서 진솔함이 묻어났고 험난한 과정이었음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그의 성장과정은 이우성 작가의 현재 모습과 꼭 맞아 떨어졌다. 곳곳에 유쾌함을 드러내면서도 진지함만은 줄곧 잃지 않았다. 하나라도 정보를 더 전달해야 한다는 책무가 강했다. 그 모습이 참 좋게 보였다.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뛰어나다는 이유로 거만함을 보일 수도 있고 어떻게든 시간을 때우고 가면 된다는 얍삽한 생각을 충분히 가질 수도 있다. 지금도 좋은 작가이지만 앞으로도 더 발전하기에 충분한 역량을 지닌 것 같다.


  강의 중간에는 이우성 작가와 친하다는 황현진 소설가가  함께했다. 장르는 다르지만 글을 쓰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된 고민과 생각을 엿들을 수 있었다.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의외로 글을 쓸 때 독자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그 두 작가는 본인의 기쁨과 만족을 의해 글을 써 나간다고 했다. 책이 출간될 때야 비로소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강의가 끝나고 감사하게도 이우성 작가의 최신작 "로맨틱 한시"의 사인 도서를 받았다. 강의를 통해 책 한 권이 나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느꼈기에 가치가 남다르게 느껴졌다. 또한, 이우성 작가의 후배라는 분이 왔는데 제과류 수입 업체에 근무하신다며 엄청난 양의 각종 초콜릿과 과자까지 받았다. 군것질 좋아하시는 아버지를 위한 선물까지.. 집으로 오는 길, 두 손이 무거웠을 정도다.


  김훈, 이외수와 같은 유명 작가를 만난 건 아니었지만 그 이상으로 여러 가지 많은 것을 얻어가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한다. 브런치의 작가 초대전의 다음이 벌써부터 기대됐다. 오늘이 의미 있는 시작이 되길 바라고 첫 회부터 초대해 주신 브런치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내용을 간략히 정리한 강의 노트를 첨부한다. 미처 참가하지 못한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의 노트>

1. 개성 있는 글쓰기를 해야 한다. 주변을 관찰하기보다는 자신을 깊숙이 들여다보자. 자기 고백에 대한 글쓰기
2. 글을 써야 될 운명인 사람이 있다. 글을 썼을 때 희열을 느낀다면 귀찮다는 이유로 글쓰기를 멈추지 말라. 마음에서 이끄는 그 길을 가라. 주저하지 말자.
3. 글을 쓰려고 앉았는데 글이 잘 안 써진 다면 2가지만 생각하자. "내 입장은 뭔가? 그리고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4. 요즘 같은 시대에 글을 쓰면 누군가 글을 읽는다. 우리 모두가 세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문학의 조정자이다.
5. 글쓰기는 배움과 상관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글을 통해 배운다. 그게 제대로 된 길이다.


cf. 글쓰기 강의도 하신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수강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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